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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검은 돈' 굴린 회장님…엄벌 피해 완성된 쌍방울 그룹

<앵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뿐 아니라 대북사업을 구실로 한 외화 밀반출 의혹까지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게 없습니다. 끝까지 판다팀은 김 전 회장이 어떻게 돈을 모았고, 또 그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추적해봤습니다.

이어서 권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남원 출신 조폭이다, 불법 오락실로 돈을 벌었다, 김성태 전 회장을 둘러싼 소문만 무성합니다.

끝까지 판다팀은 공문서 등을 통해 과거 흔적이 확인되는 2007년 이후 행적부터 짚어 봤습니다.

각종 투자업와 대부업체가 밀집한 서울 강남 도산대로, 김성태는 이 일대에서 '도쿄에셋'이라는 업체를 차명으로 운영했습니다.

[건물 관리인 : (도쿄에셋이라는 곳이 있었다는 거 기억 안 나세요?) 아 예전에 무슨 뭐가 있었긴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약간 '반달'(반 건달) 같으신 분이 다니긴 한 것 같은데….]

투자상담업을 한다고 했지만, 실상은 불법 대부업체였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불법 대부 액수만 약 318억 원.

돈을 빌린 사람 중에는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았던 범 LG가 3세, 허위 유상증자로 거액을 챙긴 전 상장사 대표를 비롯해, 김성태와 함께 수사 대상에 오른 배상윤 KH그룹 회장도 있습니다.

김성태는 검은 돈을 굴려 더 큰 돈을 벌었지만, 2015년 대부업법 위반으로 기소돼 벌금 1천500만 원만 선고됐습니다.

이에 앞서 2010년 1월, 김성태는 도쿄에셋의 이름을 바꿔 쌍방울을 인수합니다.

불법 대부업체가 쌍방울 최대주주가 됐는데, 그는 이미 측근과 가족을 동원해 쌍방울 주가 조작에 착수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전은 2013년 설립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수사 대상이 됩니다.

김성태가 도주한 사이 동생 김 모 씨가 먼저 기소됐고 김성태는 이듬해 자수했습니다.

이후 3년에 걸친 1심 재판에 전관과 대형 로펌 출신 등 변호인 31명이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결과는 재벌 회장 전용 판결이라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입니다.

법원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쌍방울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검찰은 김성태 일당이 347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봤지만, 법원은 '취득한 이득이 다액으로 보인다'면서도 입증 증거가 부족해 '산정 불가'로 판결하며 추징금도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철/변호사 : 추징액은 산정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추징이 선고되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그것이 불법적 이득을 결국 범죄자에게 귀속시키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고(생각합니다.)]

추징당하지 않은 '다액의 이득'은 이후 김성태가 여러 상장사를 인수하는 종잣돈이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측근과 가족 뒤에 숨은 채 저지른 불법 대부업과 주가조작은 꼬리가 잡혔지만, 엄벌을 피한 탓에 쌍방울 그룹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영상출처 : 쌍방울 유튜브 채널, 영상취재 : 이재영·양현철, 영상편집 : 김경연, CG : 서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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