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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가짜 부친상'으로 부의금 챙긴 공무원, 파면 취소…이유는?

재판부 "파면은 과하다"

'가짜 부친상'으로 부의금 챙긴 공무원...'파면 취소'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숙부상을 부친상으로 속여 동료와 주민들로부터 부의금을 챙겼다가 파면된 구청 공무원이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겼습니다. 

오늘(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전직 공무원 A 씨가 소속 구청을 상대로 낸 '파면 및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서울의 한 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A 씨는 지난해 1월 내부 직원 게시판에 부친상 부고를 올렸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에 A 씨의 전·현직 동료들이 부의금을 냈고, 일부는 지방에 차려진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습니다.

또, A 씨는 평소 알고 지낸 지역 주민들에게도 부고를 알려 부의금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모인 부의금만 2,479만 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후 A 씨의 부고는 부친상이 아닌 숙부상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결국 서울시 인사위원회는 같은 해 8월 A 씨를 파면하고 징계부가금 7,437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A 씨가 올해 4월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법원에 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부의금 약 1,800만 원을 돌려줬고, 어린 나이에 부친을 여의고 숙부와 가깝게 지내왔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넘어 경제적, 신분상 불이익 등을 추가로 가하는 파면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보고 징계를 취소했습니다.

이어 "A 씨의 행동이 잘못된 것은 맞지만 A 씨가 숙부의 장례비를 부담하는 등 고려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해임'을 넘어 추가 불이익이 동반되는 '파면'까지 이르는 것은 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징계부가금 산정에도 A 씨가 돌려준 조의금을 반영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A 씨는 이번 징계 외에도 구청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발당해 서울동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국가공무원법 제33조 및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르면 해임과 파면은 중징계 처분으로 공무원 신분을 강제로 '박탈'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이외에 '불이익' 측면에서 파면이 해임보다 더 무거운 처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파면'은 공무원연금 50% 감액과 향후 5년간 공직 임용이 제한되지만, '해임'은 연금 감액이 없고 향후 3년간 공무원 임용이 제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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