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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체계 뒤죽박죽…장관·청장보다 대통령실 먼저 인지

<앵커>

저희가 참사 당일 경찰 내부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보고서엔 서울경찰청장부터 행안부 장관의 이르기까지 보고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서울경찰청 내부 문건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달 29일 밤부터 다음날 30일 새벽까지 경찰 조치 사항이 시간대별로 나와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현장 도착시간입니다.

문건에는 김 청장이 30일 새벽 0시 25분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는 소방당국이 처음으로 사고 신고를 접수한 시점으로부터 2시간 10분이나 지난 시점입니다.

우종수 경찰청 차장은 이로부터 2시간이 더 지난 새벽 2시 30분에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걸로 적시됐습니다.

앞서 현장을 지휘하던 용산경찰서장이 김 청장에게 처음 사건을 보고한 시간도 참사 발생 1시간 21분 뒤인 밤 11시 36분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청장은 경찰청 상황 1담당관으로부터 자정이 넘은 0시 14분에서야 전화로 최초 보고를 받았습니다.

사고의 첫 보고부터 경찰 지휘부의 현장 도착까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지연된 겁니다.

이 때문인지 경찰을 관할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 보고가 아닌 행안부 내부 알림 문자를 통해 참사 사실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사고 발생 1시간 5분 뒤인 밤 11시 20분입니다.

대통령실도 당시 행안부 장관이나 경찰로부터 첫 보고를 받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사고 발생 38분 뒤인 밤 10시 53분 소방청 상황실이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 사고 내용을 통보해, 밤 11시 1분에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행안부 장관이 대통령보다 19분이나 늦게 사건 발생을 인지했다는 겁니다.

국가 지휘부 보고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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