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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넘어 이스라엘까지 덮쳤다…전 세계에 부는 극우 바람

유럽 넘어 이스라엘까지 덮쳤다…전 세계에 부는 극우 바람
최근 유럽 정가에 몰아 친 '극우 바람'이 지중해를 건너 이스라엘까지 불어닥치면서 전 세계 극우 세력의 영향력이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이끄는 극우정당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이 약진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지난해 3월 총선 때 확보한 의석의 2배 이상인 14∼15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나 원내 제3정당, 우파 블록에서는 2번째로 규모가 큰 정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 그대로 독실한 시오니즘, 즉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유대 민족주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극단적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이 정당은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여기는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옹호하고, 성소수자 문화를 배격합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유럽연합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에서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취임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네오 나치에 뿌리를 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스웨덴 총선에서 20%가 넘는 득표율로 원내 제2당에 올라서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극우정당 '이탈리아 형제들'과 스웨덴민주당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존재감이 미미한 군소 정당에 불과했으나, 반이민 정서와 자국 우선주의, 치안 중시 등의 기조를 앞세워 빠르게 세력을 확장, 주류 정치 세력으로 급부상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지난 6월 총선에서 유럽의 간판 극우 정치인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이 정통 보수정당 공화당을 제치고 우파 간판이 됐습니다.

헝가리에서는 난민 반대와 자국 순혈주의로 유럽연합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지난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4선에 성공했습니다.

폴란드에서도 야로슬라프 카친스키가 이끄는 집권당이 서구식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가치보다는 보수 가톨릭과 전통적 가치에 기반을 둔 사회로 개혁한다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정책을 펴 유럽연합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정치권에 불고 있는 극우 바람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린 물가 급등과 이에 따른 생활고, 에너지 대란, 불법 이민자 증가, 세계화 등으로 초래된 사회 불평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방 곳곳에서 극우 정당 또는 포퓰리즘 성향의 정당이 득세한 것처럼 최근 극우의 팽창도 경제 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것입니다.

유럽을 휩쓸고 있는 극우주의와 이번 이스라엘 총선에서 약진한 독실한 시오니즘당은 극단적인 민족주의 성향에 이민자와 외국인을 배척하고, 치안 강화와 낙태 및 동성애 반대 등 보수적 의제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대선 결선 투표에서 비록 1.8%포인트 차이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패해 연임이 좌절되긴 했지만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5천800만 표를 얻은 브라질에서도 극우 입지가 여전히 만만치 않음이 드러났습니다.

2018년 대선에서 개신교 보수파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한 군 출신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군사정부를 옹호하거나 여성과 성 소수자를 상대로 혐오 발언을 하는 등 거침없는 막말과 포퓰리스트 성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과 비교되며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고 있습니다.

재임 시 '아메리칸 퍼스트'와 반이민을 외치며 전 세계 정치지형을 뒤바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역시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선동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처지임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속에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등 부활을 노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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