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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핼러윈 어떻게 달랐나…우리에게 부족한 안전은 뭘까

<앵커>

어제에 이어서 오늘(1일)도 다른 나라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울 점은 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미국은 오늘이 핼러윈이었습니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대도시에서는 시민 안전을 위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미국 뉴욕 김종원 특파원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양한 분장을 한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동네를 돌며 사탕을 얻으러 다닙니다.

미국에서는 핼러윈날 아이들이 이처럼 거리로 몰려나오다 보니 교통사고가 평소보다 4배 넘게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교통이 번잡한 뉴욕시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올해부터 강력한 사전 조치에 나섰습니다.

핼러윈날인 월요일 퇴근 차량이 몰리는 오후 4~8시, 핼러윈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뉴욕시 전역의 도로 100여 곳의 차량 통행을 막았습니다.

이곳도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도로 중의 한 곳입니다.

뒤에 주택가가 있다 보니까 핼러윈데이날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이 모이는 곳인데, 동시에 평소 차량 통행도 적지 않은 곳입니다.

뉴욕시는 이런 곳들을 골라 이렇게 차를 막아서 선제적으로 안전조치에 나선 것입니다.

아이 둔 부모 등은 크게 반겼지만,

[사라/동네 주민 : 1년에 하루잖아요. 아이들이 안전하니까 너무 좋죠. 이 거리는 특히 핼러윈날 사탕 받으러 오는 골목으로 유명한데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어서 좋아요.]

교통 마비를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트럭 기사 : 미친 짓입니다. 트럭을 주차할 데가 없어지잖아요. 직원들이 제시간에 맞춰서 나오지도 못하고요. 그런데 교통을 통제하고 있어요. 차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도로에서 꼼짝달싹 못할 거예요. 같은 거리도 돌아서 가야 하고, 월요일부터 다들 지각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뉴욕시는 이런 반대에도 강력한 안전사고 사전 대책을 밀어붙였습니다.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놀이 문화로, 주최 측이 없어서 대비하지 못했다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해명과 크게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압사 사고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중앙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미 재난관리청은 한 장소에 인파가 몰릴 경우 1인당 최소 0.5㎡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고, 지자체 등은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CCTV 등을 통해 계속 모니터하며 인원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해놨습니다.

특히 대규모 국가 행사나 놀이공원 같은 사전에 기획된 큰 행사가 아니라 갑작스레 특정 이벤트로 사람들이 몰릴 경우에 대비한 비상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압사 사고 관련한 매뉴얼이 없는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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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석 달 전까지 미국 워싱턴 특파원으로 있었던 김수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안전사고 방지 대책 미국과 차이점은?

[김수형 기자 : 크게 보면 두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축제 전에 경찰이 트위터와 지역 언론사를 통해 교통 통제 상황을 사전에 고지합니다. 이런 사전 고지를 통해서 어디까지 차가 진입할 수 있는지 시민들이 알 수 있게 하고, 차량의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에도 이런 상황이 반영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 경찰이 이렇게 사전에 교통을 통제한 곳에는 차가 아니라 사람이 다니도록 안내합니다. 좁은 인도가 아니라 차도로 인파가 이동해야 흐름이 원활해지고 안전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독립기념일 행사 등에는 주요 차도마다 경찰이 쫙 깔리는데, 만약에 경찰력이 부족한 상황에는 주방위군까지 동원해 차량 흐름을 차단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Q. 홍콩의 사고 방지 대책은?

[김수형 기자 : 홍콩 란콰이퐁은 이번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과 지형이 비슷한데요. 지난 1993년 새해 전야제에서 압사 사고로 21명이 숨진 바 있습니다. 이번 핼러윈축제 때는 미리 동선 통제를 계획하고 곳곳에 일방통행로를 만들어 보행 방향이 섞이지 않게 했습니다. 또 도로 중간에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비상로를 확보하고, 불법 주차 차량들은 미리 견인해서 골목에도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안내 표지를 든 경찰이 군중 사이에서 같이 움직이며 동선을 유도해 안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일본의 DJ 폴리스는 어떤 역할?

[김수형 기자 : DJ 폴리스라고 부르는데요. 우리가 당장 도입할 수 있는 제도가 이 일본의 DJ 폴리스일 것입니다. 수영장의 인명구조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인데요, 인파가 많은 곳에 임시 감시탑을 설치하고 경찰관이 마이크를 통해 인파의 보행 흐름이 끊어지지 않게 계속 이동하도록 유도하면서 질서 유지 방송도 하는 것입니다. 위험한 길목을 경찰이 지켜보고 안내 방송을 하기 때문에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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