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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빼고, 일방통행" 112 신고하며 해법까지 말했는데

<앵커>

그 날, 긴박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하면서 구체적인 대처 방법까지 제시했습니다. 이태원 골목에 사람이 많으니까 밖으로 빼달라, 또 길에서 한쪽 방향으로만 다닐 수 있도록 유도해달라고까지 말했는데, 이런데도 경찰은 별다른 조치가 없었습니다.

이어서,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저녁 6시 34분, 첫 압사 위험을 알린 신고자는 "인파가 많으니 통제해달라", "경찰이 서서 인파를 뺀 다음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저녁 8시 9분, 첫 부상 신고를 한 시민은 경찰의 단속을 요구했고, 9시 신고자도 "긴급 출동해 인원을 통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참사 1시간쯤 전, 신고자는 "원웨이, 일방통행 할 수 있게 통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시민들의 구체적인 요구에도 참사 직전까지 11건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첫 신고 때 출동해 인원을 해산하고, 3차례 행인 통제를 한 것 말고는 7건 신고에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끊거나 아무 조치 없이 상황을 종결했습니다.

신고 접수도 문제였습니다.

저녁 8시 53분, 신고자는 통화음이 끊기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출동할 업소 상호를 구체적으로 불러줬지만, 경찰은 '압사를 당하고 있다는 거냐', '핼러윈 파티 때문에 그러는 거냐', '가게 상호 영문 철자를 한번 더 불러줄 수 있냐'며 반복 질문했습니다.

답답한 경찰의 반응에 신고자는 '장난전화 아니'라는 말을 되풀이해야 했습니다.

참사 발생 불과 1시간 전쯤인 밤 9시 10분.

'안쪽에 애들이 막 압사당하고 있다'는 절규에 가까운 신고에 경찰은 다시 한번 '위치가 어디냐', '가게 상호명을 불러달라'고 답했고, 신고자가 '거리 전체가 그렇다'고 얘기하자, '이태원역 몇 번 출구라든지 좀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고 답했습니다.

마지막 10시 11분, 비명과 함께 접수된 신고에 녹취록은 출동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112 상황실 자료에는 "신고자와 통화한 바 경찰 도움 필요 없음, 확인 후 상담 종결"로 기록됐습니다.

참사 4분 전이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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