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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트라우마…"네 탓이 아니야"

 
<앵커>

이태원 참사 이후 내 이야기 같아서, 또 내 가족 일처럼 느껴져서 더 마음이 아프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는 건데, 지금은 함께 아파하고 서로를 위로할 시기입니다.

이 내용 다룬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리포트 보시고, 궁금한 점 더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현장과 가장 가까운 서울순천향대병원입니다.

이 언덕길을 통해 79대의 구급차가 들어왔고 병원 종사자 수십 명이 목격했습니다.

[이미종/순천향대병원 홍보팀장 : 여기까지 쭉 와서 저 밑에 정문으로 해서 이렇게… 응급실, 병원팀, 총무팀, 보안팀, 식당 직원분들이 (목격했습니다.)]

이 병원 직원인 김 모 씨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김 모 씨/순천향대병원 직원 : 밤에 잠도 설치고요 입맛이 없어지면서 식사도 좀 버리게 되고. 그다음에 좀 집중하기가 좀 어려워져요.]

참사 목격자 대부분은 우울감과 공포감, 수면 장애 등에 시달립니다.

급성 스트레스 장애라고 하는데, 보통 한 달 이내에 회복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악화하는데 피해자 가족은 80%, 단순 목격자도 15% 정도입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릴만한 이야기는 피해야 합니다.

[김 모 씨/순천향대병원 직원 : 저한테 괜찮냐고 물어볼 때 그것이 반복적으로 생각이 나면서 그게 저를 더 힘들게 합니다.]

자책하는 생존자와 구조자 등에게는 '당신 탓이 아니'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황재욱/순천향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거기를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스스로를 탓하고 구조하시던 분들은 내가 이렇게 했으면 이분들을 더 잘 도와주지 않았을까라고 피해자나 그 구조자 모두 다 자책을 하기가 쉽습니다.]

수면제와 술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황재욱/순천향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졸피뎀 같은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에 외상 후 스트레스로 오히려 더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이런 수면제 복용은 좀 주의가 필요합니다.]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회복되지 않으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서로 위로하는 것은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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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태원 참사, 20~30대 여성에게 더 충격?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우울증 등 자살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지금 비상사태라고 하는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운선/(세월호)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 : 코로나 이후에 20대 30대 여자들의 자살률이 높아져서 안 좋은 상태란 말이에요. (20·30대가) 이 사건을 보고 완전 흔들려서 살면 안 되는구나, 난 죽어야 되겠다. 이런 생각할까 봐 되게 걱정되거든요.]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이태원 참사는 누구에게나 허무감을 주고 있죠. 하지만 특히 희생자가 많았던 또래 20·30대, 평소 삶의 의지가 약했던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니까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Q. 집단 허무감, 어떻게 극복?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이태원 사고 현장을 떠올리지는 말아야겠지만, 이태원 참사 자체는 기억하고 사고 원인과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운선/(세월호)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 : 그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은 거기서 뭔가 이렇게 발달하고 거기서 뭔가 얻고 이게 있어야지 사람들이 그 트라우마로부터 받는 그런 부정적인 영향이 조금이라도 상쇄되고,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가 있는 거죠.]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세계보건기구도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명백하게 조사하는 것이 후유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Q. 끔찍한 영상 트라우마, 대처는?

[조동찬/의학전문기자(전문의) : 지금부터라도 끔찍한 영상에 노출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정신건강의학회 전문의들은요.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 충격적인 영상은 물론, 비슷한 공포 영화나 드라마도 자제해야 하고, 또 혼자 있는 것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래도 계속 잔인한 장면이 떠오르고, 일상에 지장을 가져올 만큼 눈물이 난다거나 예민해진다면 치료를 받는 게 좋겠고요. 보건 복지부는 위기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으니까, 이걸 활용하시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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