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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가웠던 둘째 딸"…"전화가 안 되네" 읽지 않은 카톡만

<앵커>

이태원 사고로 이제 막 꿈을 펼치기 시작한 젊은 딸과 아들을 잃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바람은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미리 동의를 구한 뒤에, 이번 일로 딸을 떠나보낸 한 유족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박예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딸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줬던 둘째 딸.

이태원 참사 당일,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며 이태원에 갔던 딸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정해복/큰아버지 : 이태원에 친구들 모임에 간다고 부모들한테 얘기하고 갔으니까. 전화를 안 받으니까 그때는 그렇게 참변이라고 생각을 못 했고 진동으로 해서 아마 못 듣고 있나 보다….]

사고 소식을 접한 부모는 걱정되는 마음에 해밀톤호텔로 달려갔지만, 전화와 메시지에 늘 다정하게 답했던 딸은 연락이 안 됐습니다.

사고 현장도, 실종자 접수처도 오간 부모가 결국 딸을 찾은 곳은 경기도의 한 장례식장이었습니다.

아직도 아버지의 카카오톡에는 "둘째 딸 전화 안 되네", "이태원에 있는지 궁금하다" , "아빠 해밀톤호텔 부근에 있다"는 메시지가 읽히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정해복/큰아버지 : 세배하러 오면 '큰아빠 나 컸으니까 좀 더 주세요' 이런 식으로. 그러기 어렵잖아요. 너무너무 귀하게 키웠고, 진짜 좋아하는 조카였죠.]

단기 유학도 갔다 오고 외국어도 잘해 아버지 회사에서 무역 업무도 도맡아 했습니다.

자립해 카페를 운영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었는데, 사고를 당했습니다.

같이 이태원에 있었던 친구들도 생사 확인이 안 되는 상황.

유족들은 오늘(31일) 용산경찰서에서 받아온 딸의 휴대전화로 일일이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해 안전한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 유족들의 남은 바람입니다.

[정해복/큰아버지 : 이 젊은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특정한 장소에서 그런 사고가 생겼는데 일정한 면적당 일정한 인원이 (들어간다든지) 제도가 좀 보완이 돼서 이런 일이 재발 되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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