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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에 포박 줄까지…미국 여야, 펠로시 습격 시도에 충격

해머에 포박 줄까지…미국 여야, 펠로시 습격 시도에 충격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집을 습격해 남편 폴 펠로시를 폭행한 40대 남성의 범죄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정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AP통신, 미 CNN 방송은 미국 사법당국 소식통을 인용, 지난 28일 펠로시 부부의 자택에 침입해 폴을 둔기로 폭행한 남성이 체포 당시 케이블타이 여러 개와 덕트 테이프가 든 가방을 지니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남성은 폴을 폭행하기 전 "낸시 어딨어, 낸시 어딨어"라고 소리를 지르며 펠로시 의장을 찾으러 다니는 등 모습을 보인 까닭에 펠로시 의장을 노리고 침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당 주요인사를 겨냥한 이번 사건의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자 미국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펠로시 미 하원 의장 앞에 폴리스라인을 친 미 경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사건이 상대방 진영 정치인을 '악마시'하는 미국 정치권의 최근 풍토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화당이 오랫동안 펠로시 의장을 '마녀', '거짓말쟁이' 등으로 지칭하면서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펠로시 의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구축된 것이 극단적인 폭력행위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일례로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2010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웹사이트를 재단장하면서 불길에 휩싸인 펠로시 의장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를 활용했습니다.

당시 펠로시 의장의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경쟁했던 존 데니스는 펠로시 의장을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사악한 마녀로 묘사한 선거광고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폴리티코는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몬태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펠로시 의장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이 나라를 파괴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화당 선거 광고가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 등을 거론하며 이번 사건을 공화당을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화당과 그 대변인들은 정기적으로 증오와 음모론을 퍼뜨려왔다"며 "이것의 결과가 폭력이라는 점은 충격적이나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펠로시 의장 부부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선 긋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우리는 정치적 의견의 차이를 가질 수는 있지만, 폭력은 언제나 잘못된 것이며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는 상황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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