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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대선 초박빙 승리…'남미 좌파 대부' 세 번째 집권

룰라, 브라질 대선 초박빙 승리…'남미 좌파 대부' 세 번째 집권
2003∼2010년 연임하며 남미 대국 브라질을 이끌었던 77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결선 투표에서 99.49%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50.87%의 득표율로, 49.13%를 득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초박빙 승부 끝에 신승했습니다.

2003∼2010년 연임하며 인구 2억 1천만 명의 남미 대국을 이끌었던 룰라 당선인은 이번 승리로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 됐습니다.

상파울루 최대 번화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룰라 당선인 지지자들은 당선 확정 소식에 일제히 환호하며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차량 경적을 울리며 분위기를 돋우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브라질 투표소 앞 북적 (사진=연합뉴스)

반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크게 실망한 듯 패배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표는 피를 말리는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룰라 당선인은 개표 직후 잠깐을 제외하곤 줄곧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뒤지다가 격차를 점점 줄였고, 개표율 67%대에 처음으로 역전한 뒤 근소하게 차이를 벌려 나갔습니다.

결국 개표 막바지가 돼서야 당선을 확정했습니다.

아직 지역별 득표율이 정확히 발표되진 않았지만,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부 인구 밀집 도심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나스제라이스와 페르남부쿠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결선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은 1989년 브라질에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작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올해 브라질 대선은 유력한 제3의 후보가 없는 가운데 사실상 좌·우파 후보의 일대일 대결구도로 치러지면서, 진영 간 극단적인 이념대결로 전개되면서 브라질 사회가 극단적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하는 룰라 정부는 향후 국정 운영에서 국민적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는 게 주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좌파 대부' 룰라 당선인의 화려한 부활로, 중남미에 일렁이는 좌파 물결은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대륙 구분상 북미에 해당하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중남미에 가까운 멕시코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콜롬비아 국민들이 잇따라 좌파 정부를 택한 데 이어 변화를 열망하는 브라질 민심도 '좌향좌'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과 국제 사회의 시선은 이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선거 승복 여부에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미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패배 이후 나타났던 사회적 혼란상이 브라질에서 재연될 수도 있다는 강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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