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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재 응급전문의 "중상자 장기손상 가능성…하지만 회복될 여지 있다" [정치쇼]

최석재 응급전문의 "중상자 장기손상 가능성…하지만 회복될 여지 있다" [정치쇼]
- 응급의학과 15년, 가장 처참한 사고
- 수많은 인파 눌려 외상성 질식 다수
- 선채로 사망…발이 뜰 정도 인파였다
- 4분 골든타임인데 구조대 접근 안돼
- 시민들까지 나서 CPR했지만 역부족 
- 중상자들 장기손상, 회복될 여지있어
- 사전예방이 핵심, 인력 배치됐어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2년 10월 31일 (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

▷김태현 : 이번에는 응급의료전문가 모시고 의학적 관점에서 이야기 좀 이어가보겠습니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 연결돼 있습니다. 이사님, 나와 계시지요? 

▶최석재 : 안녕하세요, 최석재입니다. 

▷김태현 : 안녕하세요. 압사사고에 의한 사망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사고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어떻게 파악하고 계시지요? 

▶최석재 : 일단 먼저 너무 슬프고도 처참한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지금 15년째 일하고 있지만 이런 처참한 광경은 너무 충격적이고요. 그래서 사상자분들, 가족분들 다 위로의 말씀 먼저 전하고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외상성 질식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질식이라 그러면 우리가 떡을 먹거나 아니면 고기 같은 것 먹다 걸리는 걸 얘기를 하는 건데, 그래서 기도가 막히면서 호흡부전으로 의식을 잃고 사망하게 되는 과정을 말하는 건데요. 지금 같은 경우는 외상성 질식이라 그래서 강한 흉부압박이나 복부압박 때문에 호흡이 유지되지 못하면서 의식을 잃고 사망하는 경우를 얘기를 합니다. 대부분 교통사고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요. 낙상이나 끼임사고 때문에도 발생하기는 하는데 이번에는 좁은 골목길에서 수많은 인파가 내리막길 양상에서 모이면서 눌리고 넘어지고 이렇게 되면서 외상성 질식사고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일부 언론보도 보니까 일부 희생자는 선 채로 압사당했다 보도가 있더라고요. 이게 가능한 얘기인가요? 

▶최석재 : 단순히 서 있는 상태에서 호흡을 유지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정도까지 발생하는 일은 굉장히 드물고요. 다른 현장 얘기랑 상황들을 보면 다리가 닿지 않을 정도로 인파가 많았고 인파에 완전히 끌려다닐 정도로 몰렸다고 하니까요. 그 정도 상황이라면 서 있는 상태에서도 어떤 분들은 외상성 질식이 발생했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은 듭니다. 

▷김태현 : 또 언론보도 보면 구조 당시에도 이미 대다수 분들이 심정지가 왔다 이런 보도가 있던데 이게 의학적으로는 어떤 상태인 거지요? 

▶최석재 : 질식이라는 게 우리가 떡을 먹다 걸렸든 외상성 질식으로 호흡이 안 되든 호흡이 1분만 이루어지지 못해도 이산화탄소가 쌓이면서 호흡곤란이 심하게 오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뇌로 산소화된 혈류가 가지를 못하는 거니까 의식을 잃을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외상성 질식으로 심장에서 대동맥을 통해서 나오는 혈류 자체에도 압박이 오고 그렇게 돼서 혈류부전이 오게 되면 심정지, 그리고 한 4분 정도 지나면 바로 뇌손상이 시작이 되고요. 30분이면 뇌세포가 비가역적인 손상으로 도저히 돌아올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지금 현장 얘기 들어보면 구조상황 자체가 워낙 사람도 많았고 정리도 안 돼 있어서 구급대 도착 후에도 바로 구조활동이 바로 이루어지기가 어려웠던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이미 질식 후에 30분을 넘긴 환자가 다수였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심정지 이후에 반응이 없었을 걸로 그렇게 추정이 됩니다. 

▷김태현 : 그러니까 4분 하고 30분 말씀을 하셨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구조대가 도착하니까 시간이 좀 걸릴 수밖에 없잖아요, 1분이든 2분든 간에. 

▶최석재 : 그렇지요. 

▷김태현 : 그러면 주변에 있던 분들이 좀 도와주시거나 이래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응급의료 지침은 뭐지요? 

▶최석재 : 이런 비슷한 일이 대규모 콘서트 같은 데서 종종 일어난 적이 있지요. 너무나 당연하게도 좁은 공간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면 질서를 유지하고 유입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가 당연히 필수적으로 시행돼야 되고요. 만약에 넘어져서 깔린 사람이 있으면 바로 일어날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이 즉시 공간을 확보해 주는 정도는 되어야 이런 일이 미연에 예방이 되겠지요. 그런데 그런 게 안 되고 개인의 나가려고 하는 욕구 때문에 밀고 이러는 과정이 혼잡해지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현장 영상을 보니까 소방관하고 경찰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CPR을 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요새는 학교나 직장에서도 CPR하는 법 같은 것 교육을 시키는 경우들이 꽤 있으니까 일반 시민들도 참여하셔서 환자분들, 쓰러지신 분들 많이 구조활동에 동참해 주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분들이 많은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최석재 : 일단 시민분들, 경찰, 119 대원분들이 동참해서 긴급조치를 해 주신 거는 적절하게 했는데 일단 구조상황이 너무 오래 걸렸었다는 것, 어쩔 수 없이 환경 때문에. 일단 말씀드린 것처럼 심폐소생술 자체는 뇌로 가는 혈류를 심정지가 왔을 때 대신해서 보내주는 그런 실기이기 때문에 필요한 거는 맞습니다. 하지만 심정지 후 30분이 지나면 이미 뇌세포가 비가역적인, 말 그대로 영구적인 손상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해도 심장 기능이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경찰이나 시민분들이 나서 주신 것은 잘하신 것이지요. 

▷김태현 : 30분 지나면 영구적인 손상이 온다는 거고, 4분 지나면서부터 손상이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소위 말하는 골든타임이라는 게 4분이라는 건데 그러면 심정지 상태가 4분이 지나면 그 이후에는 응급구조대가 와서 CPR 하고 병원 가서 전기충격기 대고 이래도 회복이 안 된다는 건가요? 

▶최석재 : 일단 심정지 후에 4분이 지나면 통계적으로 봤을 때 심폐소생술 시작이 1분 늦어질 때마다 한 10% 정도씩 사망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의식 잃고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의료인 같은 경우는 맥박을 확인하고 일반인 같은 경우에는 맥박 확인과정 없이 흉부압박을 1초에 2번 하면서 119 대원 올 때까지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해 주도록 그렇게 저희가 교육을 해 드리고 있는데요. 지금 상황에서는 그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던 것이지요. 

▷김태현 : 그러면 만약에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집에서라도 직장에서라도 누군가가 쓰러져서 심정지 상태가 오면 4분 내로 주변 분들이 CPR 같은 거로 흉부압박술을 해서 도와드리면 회복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는 건가요? 

▶최석재 : 네, 4분이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최대한 빨리 1초 이내에라도 시작을 해야 됩니다. 심장질환 있으신 가족들은 물론이고, 요새는 심장질환이 고위험군, 연세 이런 것 없습니다. 20대에서도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그런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거를 기본적으로 알고 계셔야 가족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김태현 : 당시에 도로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신고를 받고도 현장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거고, 그러고 가셔도 밑에 깔린 분들 구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필요했던 조치는 뭐가 있을까요? 

▶최석재 : 일단 큰 도로는 통제하는 건 당연히 했어야 되지요. 유입 인원을 좀 막았어야 되지만 골목골목에서도 유사시에 통제할 수 있는 인원들이 배치가 돼서 어느 정도 인원을 통제를 했어야 이런 사고가 미연에 방지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김태현 : 지금 부상자들도 굉장히 많은 상황인데 이 부상자들이 중상 몇 명 경상 몇 명 이렇게 통계 숫자는 발표는 되는데 아직까지 중상은 어떤 상태고 경상은 어느 상태인지 상태까지 파악되는 건 아니거든요. 자세히 보도 나지 않으니까요, 그런 부분까지. 압사, 압박이 있을 때 중상이든 경상이든 부상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어디가 있을까요? 

▶최석재 : 일단 부상자 분들 아마 중상이신 분들은 흉부나 복부 장기손상이신 분들이, 혈관손상이나 장기손상으로 유독한 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김태현 : 장기손상이요. 

▶최석재 : 네. 호흡이 안 될 정도의 압박이었으면 복부장기손상도 있었을 것이거든요. 그다음에 흉부 폐랑 심장기능에도 손상을 주는 정도의 압박이 있었을 것이고요. 그 외의 분들은 인파에 깔리면서 다리를 밟히거나 팔 밟히거나 이렇게 발생한 정형외과적 부상이 많을 것으로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김태현 : 그러면 경상자분들은 주로 팔다리 골절 같은 정형외과적 부상이고, 아마 중상자 분들은 장기손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추정하시는 건가요? 

▶최석재 : 그렇습니다. 

▷김태현 : 장기손상이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완치될 가능성도 있는 거지요? 

▶최석재 : 그렇지요. 수액치료를 통해서 혈압을 유지를 하고 필요하면 수혈을 하면서 찢어진 복강 내 장기를 수술하고 이렇게 해서 당연히 회복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거고요. 그 외에 정형외과적 손상 분들 같은 경우는 위험성이 올 수 있는 경우가 크러징 인저리라고 해서 앞뒤 손상 때문에 근육세포에서 깨진 그런 이온들이 나와서 심정지를 만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적극적인 수액치료 등으로 병원에서 각각 잘 대처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번 이태원 사고처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만약에 그런 경우에 또 사람의 뇌가 눌리거나 깔렸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 거지요? 

▶최석재 : 뇌가 깔렸다 그런 경우는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일데요. 이거는 주위 사람들이 대응을 해 주지 않으면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없겠지요. 주위의 친구나 아니면 옆에 아는 사람이나 옆에 있던 사람이 쓰러져서 넘어졌다 그러면 즉시 밟히지 않도록 공간을 만드는 것부터 해 줘야 되겠지요. 밟히면 그다음에는 답이 없으니까요. 소리를 질러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환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만약에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라면 안전한 공간으로 옮겨서 호흡구조와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이 대응이 되겠습니다. 

▷김태현 : 이사님, 마지막으로 이런 사고 막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한 말씀 해 주시지요. 

▶최석재 : 이런 사고는 말씀드렸지만 미연에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도록 컨트롤하는 것만이 대응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수년 전부터 조직돼서 훈련 중이던 재난의료지원팀 케이디마트팀이 즉시 연락을 받고 각지에서 출동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응급실 등 의료자원이 효율적으로 분산돼서 사용이 될 수 있도록 의료인들이 즉시 연장에 출동해서 환자 분류하고 긴급대응하는 팀인데요. 이번에 소방긴급단계 발령하는 것과 케이디마트팀 출동하는 것이 비교적 잘 대응된 것 같기는 한데 미리 예고된 대규모 행사에 사고발생을 예상해서 미리 대처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지요. 지금까지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입니다. 감사합니다. 

▶최석재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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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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