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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뜰한 내 딸이"…"사랑스러운 내 아들이"

<앵커>

참사로 20~30대 젊은이들이 많이 숨졌습니다. 모두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들이었습니다.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이야기,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가족 대기실이 만들어진 장례식장 영안실에는 하루종일 자녀의 시신을 확인하려는 유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어떡해, 어떡해….]

50대 이 모 씨의 27살 아들도 어젯밤, 집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저녁 약속이 있다며 이태원에 들렀던 아들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고, 아들의 휴대전화는 경찰서에 있었습니다.

[유가족 : 저녁 먹으러 갔는데, 공교롭게 핼러윈데이가 겹친 거죠. 아들이 안 들어와서 전화를 했더니, 그 전화가 경찰서 유실물로 잡혀 있는 거예요. 용산경찰서. 그래서 실종된 걸 알았죠.]

분가하고도 부모님 댁 바로 옆에 살면서 평소 아버지 일도 도왔던 아들입니다.

[유가족 : 집사람이 워낙 끔찍이 사랑하는 아들이기 때문에 충격을 많이 받아서 말할 기운도 없어요. 아들 시신을 우리 고향으로 옮기려고 해요.]

50대 김 모 씨도 이번 참사로 26살 딸을 잃었습니다.

전날 아버지의 생일을 기념해서 고급 식당까지 예약하는 등 부모님을 살뜰히 챙기는 딸이었습니다.

[유가족 : 우리 딸이 좋은데 소개해줘서 어제저녁에 식사하라고 예약을 다 하고 계산을 다 해놨더라고요. 그래서 (아내랑) 둘이 갔다 왔는데, 참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문제네. 방 한켠은 딸의 공간인데….]

'그동안 키워주셔서 고생 많으셨어요. 앞으로 갚아나갈게요'는 딸의 마지막 문자였습니다.

[유가족 : 계속 전화를 했죠. 아내는. 이런 일을 처음 당했기 때문에 엄청 당황스러운데. 그런 걸 사전에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책 임도 있지, 아빠로서.]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이태원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버지 A 씨.

A 씨는 새벽 1시에서야 딸이 응급실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오늘 경찰에게서 확인한 사망 시각은 밤 10시 반쯤이었습니다.

더 빨리 구조할 수 없었던 것인지, 조금이라도 빨리 시신을 볼 수는 없었던 것인지 의문만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아들딸을 잃은 가족들의 슬픔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우기정, VJ : 이준영·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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