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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간에 시장 집어삼킨 불…"스프링클러 작동 안 했다"

점포 69곳 포함 8천여 제곱미터 '잿더미'

<앵커>

어젯(25일)밤 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200명 넘는 소방관이 동원돼 3시간 반 만에 진화됐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70곳 가까운 점포들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취재 결과,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TBC 남효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A동의 중앙에서 작은 불꽃이 보이더니 순식간에 번집니다.

불꽃이 보인 지 10초 만에 희뿌연 연기가 CCTV 화면을 가려 버립니다.

시뻘건 불길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시장을 삽시간에 집어삼키면서 점포 69곳을 포함해 8천여 제곱미터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폐허로 변한 점포 앞에서 망연자실한 상인들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화재

[박정희/상인 : (소방시설을) 몇억 주고 여기 했다고 했는데, 그거 작동했어? 작동 안 해. 맨 날 벨만 울리고.]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준비작동식'이었습니다.

평소 배관에 물이 차 있지 않아 건식 스프링클러로 불리는데 화재 감지기에서 불을 감지하면 소방용수를 끌어와 물을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정남구/대구소방안전본부장 : (건식은) 외기가 접해서 동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공기를 평소에 주입해 놓는 그런 시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문가들은 준비작동식은 동파 방지나 관리에는 좋지만, 불이 났을 때 물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초동 진화가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이택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배관이 비어 있다 보니까 물 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해외 같은 데는 (나오는 시간이) 1분으로 딱 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기준이 없다 보니까…]

한편 현장 감식에 나선 경찰은 바닥 도색 공사에 사용된 인화성 물질로 인한 실화나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덕래 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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