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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 공장, 다칠까 봐 관뒀다"…'안전불감증' 증언

<앵커>

지난 주말 SPC 그룹 계열사 샤니 제빵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손가락을 다쳤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공장의 평소 업무 강도가 지나칠 정도로 심했고, 안전불감증도 만연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40대 작업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봉합수술을 받는 사고가 발생했던 경기도 성남 샤니 제빵공장.

이곳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했던 A 씨는 한 달 전 입사 당시에도 비슷한 사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 씨 : '저번 주에 또 한 명 사고가 났었다. 멍청하게 왜 불량품 끼어 있는 걸 손으로 빼려다가 그렇게 당했는지 모르겠다'라는 그런 식으로 그때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고 나서 아무 일도 아닌 마냥 '무사고 230일째' 이런 게 있으니까….]

8시간 의무 안전교육과 공정별 교육은 부실했다고 합니다.

[글씨 크기는 한 7~8(포인트로) 뽑았는지, 너무 깨알 같은 걸 40명이 보는 중간에 서서 A4 한 장을 들고 말도 안 되고 보이지도 않고 이런 걸 그냥 '자, 봤죠?' 이러고 사진만 찍습니다.]

기계는 쉴 새 없이 돌고 휴식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휴식 시간도 거의 3시간에 5분, 10분 이렇게 주다 보니까 업무는 너무 빠르고 모든 게 컨베이어식으로 되어 있다 보니 빵이 몰려오면 무조건 해야 해요.]

자신이 관리자로 일했던 동남아 식품공장도 이렇지는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베트남이나 파키스탄도 이렇게 안 해요.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내가 정말 잘못하면 여기 죽을 수도 있겠다' 이 생각을 다 하죠.]

인터넷상에서도 샤니 제빵공장이 강도 높은 업무로 악명이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이 힘들어 도망친다는 뜻의 용어 '추노'와 '샤니'를 함께 검색하면 생생한 후기가 수두룩합니다.

이 공장에서는 최근 5년간 30건의 산재 사고가 발생했는데 끼임, 넘어짐, 업무상 질병 순입니다.

SPC 측은 근로시간 및 안전 교육 등 당국의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며 안전진단이 끝나는 대로 개선책을 실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손가락 부상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를 입건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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