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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마저 치열하게 경쟁…'명당' 주유소까지 줄폐업

<앵커>

유가가 크게 뛴 기간, 정유사들이 천문학적인 실적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기름을 파는 주유소 사정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또, 기름이 필요 없는 전기차가 는 것도 영향을 미치면서 장사 잘되던 주유소마저 문을 닫고 있습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원효대교, 지하철 1호선 대방역으로 이어지는 여의도 오거리입니다.

이곳 여의대방로 일대 하루 교통량만 약 14만 대, 서울 간선도로 중에서도 손꼽히게 교통량 많은 곳입니다.

이런 교통 요지에 있는 알짜배기 주유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근처 주민 : (이 주유소가) 여의도중에서도 금액이 제일 높았던 걸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그래도 여기 여의도 분들은 많이 사용하셨어요.]

지하철 방배역 근처서 30년 넘게 영업하던 주유소도 팔렸고, 영등포구청역 근처 주유소 부지에는 이미 건물이 올라갔습니다.

[주유소 관계자 : 기름값 확 올리고 내릴 때는 욕도 많이 먹으니까 건물 짓는 게 낫지 임대료 받는 게 낫지….]

고유가에 사람들이 차를 덜 타고 한 푼이라도 싼 주유소로 몰리면서 가격 경쟁이 더 심해졌다는 게 주유소 사장들 얘기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은 10원 단위로 경쟁하는 '10원 떼기'라고 하소연합니다.

[주유소 사장 : 유가가 높을 때 신용카드 수수료율 등 부담이 더 많이 나가고, 또 경쟁이 더 치열해지다 보니까 마진을 못 남기게 되는 경우들이 오히려 더 많거든요.]

수익 악화 속에 최근 5년간 전국에서 휴·폐업한 주유소는 모두 3천700곳이 넘습니다.

폐업 비용 때문에 휴업 신고만 한 '유령 주유소'도 많습니다.

인천 연안부두 근처 정비단지 안에 있는 한 주유소입니다.

이 주유소는 지난해 2월 휴업 신고를 한 뒤 2년 가까이 시설을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유기준/한국주유소협회 회장 : (주유소 지붕 역할 하는) 캐노피 철거 비용, 그리고 토지 정화기금이 한 2억 원 내지 1억 5천만 원 들기 때문에 그 비용이 없기 때문에 휴업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전기차나 수소차가 급속도로 늘면 문을 닫는 주유소는 더 증가할 텐데, 오는 2040년이면 지금 주유소의 74%가 사라질 거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유승훈/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 결국 기존의 주유소는 석유제품 뿐만 아니라 전기차도 충전하고 수소차도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종합적인 슈퍼 스테이션으로 전환되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 수소차로, 자동차 산업의 대전환 속에 주유소는 물론 카센터도 생존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임동국, 영상편집 : 김준희, 데이터분석 : 배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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