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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은 잘 못 느낀단 '게실'…무증상이어도 암 위험

<앵커>

약해진 장벽 일부가 주머니 모양으로 튀어나온 것을 '게실'이라고 합니다. 열에 아홉은 증상이 없어서 대부분 모르고 지내는데 게실 질환이 있으면 암 위험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승현 의학기자가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70대 오영환 씨는 두 달 전 갑자기 혈변을 봤습니다.

[오영환(73)/대장 게실 환자 : 설사가 나오는 것 같아서 갔는데 설사가 안 나오고 피가 그렇게 쫙 나오는 거예요. 네 번 그렇게 하고 정신을 잃어서 119로 실려 간 거죠.]

진단 결과 대장에 있던 '게실'이 터져 장에서 출혈이 일어났고 피가 멎지 않아 장 일부를 잘라내야만 했습니다.

대장 게실의 내시경, CT 소견입니다.

약해진 장벽 일부가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이 대장내시경 검진을 받은 7천900여 명을 조사했는데 16.7%에서 게실이 발견됐습니다.

게실은 염증, 출혈, 천공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지만 열에 아홉 명은 증상이 없습니다.

무증상 게실은 건강에 지장이 없다고 알려져 왔는데, 하버드 의대 등이 게실 질환이 있는 7만 5천여 명을 평균 6년 관찰했더니 게실이 없는 사람보다 암 위험이 33% 더 컸습니다.

특히 대장암과 췌장암은 각각 71%, 62% 더 높았습니다.

게실은 기름진 식생활, 비만, 장내 이로운 미생물의 불균형 등이 원인인데, 이런 요인들은 암의 원인도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비만이면 게실과 암이 모두 잘 생기는 것입니다.

[김현건/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게실 자체가 위험인자는 아닌데 (게실이) 음주자 또는 흡연자 그런 분들하고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들도 있어서 생활 습관 때문에 오는 암들하고 게실과 연관도가 올라갈 수 있다.]

이미 생긴 게실을 없앨 수는 없지만, 수분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게실이 있다면 대장암, 췌장암 등 위험성이 높은 암에 대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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