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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놨습니다"…푸르밀 사업 종료 '불똥'

<앵커>

최근 유제품 업체 푸르밀이 일방적으로 사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그 여파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수백 명의 직원들이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데다 협력업체와 화물기사, 낙농가까지 먹고살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현장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푸르밀 전주공장 정문 앞.

곳곳에 사업 종료를 철회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계약된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일단 출근하고 있지만 다음 달이면 일할 곳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직원들 표정이 어둡습니다.

푸르밀에 생계를 의지했던 이들도 한숨만 나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푸르밀 협력업체 직원 : 다 실업자가 되는 거죠. 아기 둘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막막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아파트를 내놨습니다. 일단 생활비도 좀 줄여보고….]

[푸르밀 납품 화물차 기사 : 일단 다른 일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고 좀 힘듭니다. 포장마차를 하든가, 다른 막노동을 하든가….]

지역사회도, 30년 넘게 푸르밀에만 납품했던 농가도 충격에 빠졌습니다.

[홍득표/푸르밀 납품 낙농가 : 우리 자식 같은 소, 평생 이 일을 해왔는데, 갑자기 이 소들을 어떻게 하라고….]

젖소는 하루에 두 번 원유를 짜야 유방염에 걸리지 않습니다.

계약이 끝난 뒤 납품할 곳을 찾지 못하면 낙농가는 매일 원유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팔 제품이 사라진 대리점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푸르밀 대리점주 : 제품이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매출이 빠지는 거예요. 이렇게 매출이 빠지는 게 한 4천만 원 됩니다. 대책 없이 이렇게 되는 건 좀 너무 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조는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앞으로 집단행동을 예고했습니다.

[김성곤/푸르밀 노조위원장 : 해고 통보를 받은 후 정상화 자리를 위해서 면담 요구를 계속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가정이 파탄 나는 꼴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이익을 내던 푸르밀은 2018년 신준호 회장의 차남 신동환 대표가 취임한 뒤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해마다 적자 폭이 늘더니 지난해 124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갑자기 다음 달 사업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푸르밀의 정리해고가 적절했는지 조사 중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김민철·이상학, 영상편집 : 전민규, VJ : 김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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