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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만들다 숨진 노동자 빈소에 '빵' 보낸 SPC

<앵커>

제빵 공장에서 설비에 끼여 숨진 노동자 빈소에 SPC 측이 '빵'을 보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오늘(21일) 새벽까지 SPC 계열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김보미 기자입니다.

<기자>

장례식장 한쪽 귀퉁이에 쌓여 있는 상자 두 개.

단팥빵과 크림빵이 담겼습니다.

지난 15일 샌드위치 소스 배합 기계에 끼여 숨진 노동자 A 씨의 장례를 위해 SPC 측이 두고 간 겁니다.

[A 씨 유가족 : 그냥 상조 용품인 줄 알았어요. 이 빵을 누가 갖다놨나요, 제가 (장례식장 직원에게)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회사에서 '조문 답례품으로 주라'라고….]

고인을 영영 떠나보내는 발인식을 진행한 유족은 회사의 태도에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 유가족 : 말도 안 되는 얘기죠. 그 빵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나서 그렇게 OO가 죽게 됐는데 그 회사 제품을 떡 하니 갖다 놓고….]

SPC 본사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도 항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 2인 1조 안전 수칙은 무시됐습니다. 노동자들은 안전 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 요구는 묵살됐습니다.]

SPC 측은 발견된 빵에 대해 "직원이 상을 당하면 일괄적으로 나가는 경조사 지원품이지만 세심히 살피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SPC 계열사인 SPL 본사와 제빵공장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또 SPL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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