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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만들다 숨진 노동자 빈소에 '자사 빵' 보낸 SPC

<앵커>

뻥에 들어가는 소스를 만들다가 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노동자의 빈소에 SPC가 '빵'을 보낸 게 알려졌습니다. 직원들 상조 지원품에 포함된 거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는데, 유가족들 심정이 어땠을까요.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례식장 한쪽 귀퉁이에 쌓여 있는 상자 2개.

단팥빵과 땅콩 크림빵이 담겼습니다.

SPC 공장

지난 15일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계에 끼여 숨진 노동자 A 씨의 장례를 위해 SPC 측이 두고 간 겁니다.

[A 씨 유가족 : 그냥 상조 용품인 줄 알았어요. '이 빵을 누가 갖다놨나요', 제가 (장례식장 직원에게) 여쭤 봤어요. 그랬더니 회사에서 '조문 답례품으로 주라'라고….]

고인을 영영 떠나보내는 발인식이 진행된 오늘(20일), 유족은 회사의 태도에 또 한 번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 유가족 : 말도 안 되는 얘기죠. 그 빵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나서 그렇게 OO가 죽게 됐는데 그 회사 제품을 떡하니 갖다 놓고….]

SPC 제빵공장 끼임 사망 사고 추모

오늘 낮 2시쯤 SPC 본사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도 항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안나/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 2인 1조 안전 수칙은 무시됐습니다. 노동자들은 안전 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 요구는 묵살됐습니다.]

SPC 측은 발견된 빵에 대해 "직원이 상을 당하면 일괄적으로 나가는 경조사 지원품이지만 세심히 살피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오늘 오후 5시부터 경기 평택에 위치한 SPC 계열사인 SPL 본사와 제빵공장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하고 있습니다.

또 공장 안전책임자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SPL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설민환,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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