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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나도 모르는 택배가?"…'브러싱 스캠'이 뭐길래

택배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최근 제주 서귀포시의 한 건물에 배송된 국제 우편물이 리뷰 조작을 위해 비어 있는 택배를 무작위로 발송하는 이른바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9일)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원 제주출장소가 지난 14일 경찰에 신고된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을 정밀 분석한 결과, 마약류 등 의심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일주일 전, 타이완에서 발송된 국제 우편물이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의 한 건물로 배송됐습니다.

포장지 겉면의 송장에는 수신인 A 씨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지만, A 씨는 해당 주소에 거주하지 않았으며 해당 우편물을 주문한 적도 없었습니다.

이 우편물이 배달된 건물 주인은 '빈 택배'를 우크라이나와 타이완,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 올해에만 총 8차례 받았습니다.

경찰은 이번에 신고된 우편물에서 마약류 의심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 우편물 내부에 완충재 에어캡 이외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브러싱 스캠'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는 행위입니다.

소비자들이 리뷰나 구매가 많은 순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성향을 악용한 사기 수법입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배달된 정체불명의 씨앗 (사진=연합뉴스)
▲ 2020년 당시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 배송된 씨앗 (사진=연합뉴스)

앞서 2020년에는 미국 곳곳으로 정체불명의 씨앗과 마스크가 배달되는 등 '브러싱 스캠' 추정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중국발 씨앗은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곳곳으로 배송되며 당시 '바이오 테러리즘' 의혹이 제기됐으나, 미국 농무부 조사 결과 겨자, 민트, 로즈마리 등 일반적인 식물의 씨앗들로 밝혀졌습니다.

같은해 미국 플로리다주, 버지니아주, 펜실베이니아 주 등에는 주문하지 않은 마스크가 배달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거래개선협회(BBB)는 씨앗과 마스크 모두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A씨에게 도착한 의문의 국제 택배 (사진=제보자 A씨 제공, 연합뉴스)
▲지난 5월 국내로 배달된 국제 우편물. (사진=제보자 제공, 연합뉴스)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과 말레이시아로부터 빈 택배가 연달아 배송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택배를 받은 B 씨는 "해외 직구를 해본 적도 없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아 찝찝하다"며 "주변에선 마약 거래와 같은 범죄에 연루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러싱 스캠 피해 의심된다면

브러싱 스캠의 문제는 당장의 금전 피해를 일으키지는 않아도 개인정보가 악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왔을 경우, 향후 발생 가능한 분쟁을 막기 위해 버리지 않는 게 좋다"며 "유명 온라인 쇼핑몰과 같이 발신자가 명확하다면 해당 업체에 구매하지 않은 물건이 왔다는 내용을 알리는 등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될 땐, 유출이 의심되는 사이트의 정보(URL, 화면 캡처 등)를 수집해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118에 민원을 접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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