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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500봉 깔 예정, 난 이제 죽었다"…SPC 불매운동 확산

<앵커>

제빵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20대가 사고가 나기 며칠 전부터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왔다는 대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PC 계열사 제품을 사지 말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는데, 경찰은 회사의 안전 책임자를 입건해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신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23살 노동자 A 씨가 생전에 회사 동료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입니다.

"졸려 죽겠다.", "내일 대비해서 치킨 500봉 깔 예정", "난 이제 죽었다."

[현재순/화섬식품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 500봉을 깐다는 것 자체가 한 사람이 하기에는 과도한 업무… (여기에) 다른 업무도 계속 이어져서.]

안전을 걱정하는 동료의 말에 A 씨는, "이래서 야간 오지 말라고 하는 거다", "일 나 혼자 다 하는 거 들킬까 봐." 라며, 열악한 업무 환경을 토로합니다.

결국 A 씨는 사흘 뒤인 15일 새벽 홀로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다 기계에 몸이 끼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재순/화섬식품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 여기가 12시간 맞교대를 하는 데예요. 11시간을 연속으로 일을 하니 피로가 쌓이고 이러면 주의력이 떨어지겠죠. 그래서 사고 위험이 더 많이 있을 수 있죠.]

사고 이틀만인 어제, SPC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고 당시 2인 1조 근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정황, 그리고 A 씨의 사망 이후에도 해당 공장에서 업무를 진행해 온 사실이 드러나며 공분을 샀습니다.

급기야 트위터 등 SNS 상에서는 SPC 계열사의 불매운동을 선언하거나 독려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공장 관계자 B 씨를 입건했습니다.

담당 책임자인 B 씨가 안전 조치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겠다는 겁니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팀을 꾸리고, 작업 중지 명령 이후 위법 사항 등이 벌어졌는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CG : 홍성용,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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