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돈 필요해요" 감금한 장애 친구 행세해 돈 뜯은 20대

지적장애가 있는 동갑내기 친구를 보름 이상 감금해 폭행하고 현금을 빼앗은 20대 중 범행을 주도한 피의자 1명이 구속됐습니다.

오늘(18일) 강원 동해경찰서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강도상해 등 혐의로 청구된 A(2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법원은 A씨와 함께 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2명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적어 보인다며 기각했습니다.

A씨 등은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1일까지 동해시 천곡동 다세대 주택과 인천시 여러 모텔을 옮겨 다니며 B(21)씨를 감금·폭행하고 1천만 원가량을 빼앗은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B씨를 둔기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뺨을 때리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습니다.

B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3주간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A씨 등은 B씨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B씨를 가둬놓은 상태에서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족과 지인들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수법으로 돈을 뜯었습니다.

또 B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소액대출을 받고는 이를 빼앗았습니다.

A씨 등은 세 차례에 걸쳐 B씨 명의로 차량을 렌트하고, 신형 휴대전화를 구매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되팔기도 했습니다.

B씨 아버지는 "아이가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서 감금 당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휴대전화, 지갑도 빼앗겨 갇혀 있으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명만 영장이 발부되고 2명은 기각돼 아이가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A씨로부터 피해를 본 동창이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으며, 그 친구도 얼마 전 경찰에 A씨 등을 고소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일 B씨로부터 피해 사실이 담긴 고소장을 접수, 두 차례에 걸쳐 피의자들을 조사한 끝에 피의자 4명 중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1명만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길 방침입니다.

남은 피의자 1명은 군인 신분인 탓에 군 당국에서 신병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