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포착] 너 여기서 뭐하고 있니

영국 자연사박물관, 2022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수상작 발표


 12일(현지시간) 영국 자연사박물관이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습니다. 

올해로 58번째 열린 공모전은 93개국에서 총 38,575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중 19개 부문별로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그중 대상은 미국 사진가 카린 아이그너(Karine Aigner)에게 돌아갔습니다.

The Big buzz KARINE AIGNER/WPY (사진= BBC NEWS)

작품 이름은 'Big Buzz'로 직역하면 '거대한 윙윙거리는 소리'를 뜻합니다. 

사진 속 꿀벌들은 지상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공 모양의 형태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입니다. 매년 미국 남부 사막에는 수많은 꿀벌이 둥지를 틀기 위해 이런 모습으로 모여 있습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짝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수컷 꿀벌은 기회를 엿보다 암컷이 땅 속 굴에서 나오자마자 짝짓기를 하려 일제히 덤벼듭니다. 이후 더 많은 꿀벌이 몰려들어 이들은 '윙윙 거리는' 공 모양의 떼를 만들어냅니다. 

그는 BBC 뉴스를 통해 "먼지 날리는 곳에 배를 대고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농담하다가도 "이 모습을 찍기 위해 다녔던 건 아니었다. 나는 수년 동안 남부 텍사스 목장에서 일해왔는데, 그 장소에서 우연히 포착한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심사위원장 로즈 키드먼 콕스는 "사진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정말 수컷이 짝을 짓기 위해 한가운데 있는 암컷이 있는 공 안으로 들어가려 날개짓하는) 순간도 잘 담겼다"고 평했습니다. 

또 다른 대상은 '올해의 젊은 야생동물 사진가'로 선정된 16살 태국 소년 카타뉴 우티차이타나코른프롬에게 돌아갔습니다.

The beauty of baleen/ Katanyou Wuttichaitanakor (사진= BBC NEWS)

사진만 보았을 때는 어떤 동물인지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작품 제목을 보면 이 동물의 정체에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작품 이름은 'The Beauty of Baleen', 직역하면 '고래 수염의 아름다움'을 뜻합니다. 

위 사진은 카타뉴가 타고 있던 배 근처에서 브라이드 고래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작은 멸치를 먹는 수염 부분을 확대해 아주 정교하고도 독특한 구도로 담아냈습니다.  

사진 속에는 아주 작고도 뾰족한 멸치가 거대한 고래에게 잡아먹히면서도 피하려 하늘을 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브라이드 고래는 수염고래과에 속하는 종으로, 카타뉴는 "고래의 수염, 잇몸, 피부가 어두운 표면과는 완전히 다른 색상과 질감을 가졌다는 점에 흥미를 느껴 이 사진을 찍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사진을 찍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 모습을 찍기 위해 30번 정도 배에 올라탔는데, 운이 좋았다. 배에 가까이 다가갔더니 고래가 물 위에서 1분 정도 머물렀다"고 말했습니다. 

그밖에 주목할 만한 부문별 수상작들도 소개합니다.

Ndakasi's passing by Brent Stirton

올해 포토 저널리즘 부문 수상자 브렌트 스터튼(Brent Stirton)는 오랜 병에 시달리다 14살로 숨을 거둔 고릴라 '은다카지'의 마지막 순간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그는 2007년 불법으로 숯을 굽는 갱단이 공원 당국을 겁박하기 위해 고릴라 무리를 무자비하게 죽였을 때 죽은 어미 품에 매달려 있던 유일한 생존 고릴라였습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생의 돌보미이자 친구였던 안드레 바우마의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Heavenly flamingos by Junji Takasago

자연 예술 부문 수상자인 일본 사진가 다카사고 준지(Junji Takasago)는 안데스 고원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금호수에 모인 플라밍고 떼를 몽환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 고산병을 앓았다고 전해집니다. 

Shooting star by Tony Wu (사진=BBC NEWS)

수중 부문 수상자인 미국 사진가 토니 우(Tony Wu)는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자이언트 불가사리의 번식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불가사리는 팔을 움직이고 몸을 흔들고 있는데, 이는 물 바깥으로 분출해 낸 난자와 정자가 조류에 휩쓸려 수정될 수 있도록 합니다. 

한편, 1964년 영국 방송 BBC 야생동물 매거진에서 시작한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은 현재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세계 사진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모든 수상작과 준우승 작품들은 14일(현지시간)부터 박물관에서 새롭게 디자인한 전시회에 전시됩니다. 

(사진= 영국 자연사박물관, BBC NEWS)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