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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감산 결정 한 달 미뤄달라 요청" 사우디 폭로…공방전 격화

"미, 감산 결정 한 달 미뤄달라 요청" 사우디 폭로…공방전 격화
'OPEC 플러스'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 결정을 두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바짝 날을 세운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사우디가 감산을 주도해 러시아의 전쟁을 도왔다며 거듭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자 사우디는 감산은 오로지 경제적 결정이었다고 맞서면서 오히려 미국 정부가 중간선거를 의식해 감산 보류를 요청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반격을 가했습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외무부는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 정부의 제안대로 OPEC+의 감산 결정을 한 달 미루면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며 "이런 점을 미국에 꾸준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사우디가 굳이 미국의 감산 결정 연기 기간을 한 달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점입니다.

미국에서 내달 8일 중간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로선 감산 결정을 한 달이라도 미루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시장에 원유가 꾸준히 공급되면 미국 내 휘발유값 인상 요인도 억제할 수 있어 정권의 성과가 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의 근소한 다수당 지위를 사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사우디가 성명에서 선거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한 달 지연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굳이 밝혀 미국 측 감산 요청의 정치적 동기를 암시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사우디는 또 이달 5일 OPEC+의 감산 결정이 '러시아의 편'을 든 것이며,미국에 반대하려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감산은) 순전히 경제적 맥락에서 나온 OPEC+의 결정에 기반한 것"이며 "결정은 합의로 수용됐다. 수요·공급의 균형을 고려했으며, 시장 변동성을 억제하려는 의도"라고 감산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연일 강경한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어제 성명을 내고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감산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사우디가 러시아와 함께 감산을 주도한 건 도의적, 군사적으로 러시아를 도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감산이 러시아의 (원유 수출) 실적을 늘려주고 (대러시아) 제재의 효과를 무력화하리라는 것을 알고도 사우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감산 결정이 합의로 통과됐다는 사우디의 주장에 대해서는 "OPEC 회원국들이 사우디의 결정을 지지하도록 압박을 느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대변인은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감산을 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 자료를 사우디에 제공했다. 또한 약 한 달간 지켜보면서 상황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손쉽게 기다릴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사우디의) 그런 결정은 후과가 뒤따를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중에도 그런 것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감산 결정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스러울 뿐 아니라 근시안적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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