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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약 출시 막으려고 담합

<앵커>

코로나 백신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신들이 내놓은 항암 주사제의 저렴한 복제약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또 다른 제약사와 담합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환자들이 약값 부담을 40%나 덜 수 있었던 기회를 막은 셈입니다.

이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 주사제 졸라덱스입니다.

특허권이 만료돼 복제약이 있을 법도 한데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생산한 오리지널약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제약사들의 담합이 숨어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아스트라제네카는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알보젠이 졸라덱스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졸라덱스 등 3종류의 항암 치료제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알보젠에 줄 테니 복제약을 출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양측은 이에 합의했습니다.

졸라덱스 오리지널 약값은 회당 20만 원 정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의 경우 복제약이 출시되면 기존 오리지널 약값은 70%로 떨어지고, 복제약 값은 오리지널약보다 더 낮게 책정돼 약값 부담을 4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제약사의 담합 탓에 복제약은 출시되지 못했고 약값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와 국민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공단의 부담만 키웠습니다.

[유성욱/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 소비자의 약값 부담을 가중시키고 복제약 선택 가능성을 박탈하는 등 소비자 후생도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됐습니다.]

제약사 담합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2018년 1월 종료됐는데, 담합 기간 양측이 올린 매출은 8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공정위는 두 제약사에 과징금 26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김민철, 영상편집 : 최은진, CG : 전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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