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이사 "물가 안 떨어지면 상당 규모 금리 인상 계속 고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미셸 보먼 이사가 물가 안정 징후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상당한 크기(sizable)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보먼 이사는 이날 한 행사 연설문을 통해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라 연준의 향후 행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면서 "지속가능한 기반 위에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달성이라는 목표를 충족하려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연 2%)으로 낮추는 게 필요 조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상당한 크기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테이블 위에 둬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만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연준 금리 인상 기조의 조기 전환 가능성을 일축하며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긴축적(restrictive) 수준으로 오른 뒤 당분간 그 수준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최종적인 기준금리 수준과 고금리 유지 기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차기 금리 향방에 대한 연준의 사전안내(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해서는 최근의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명확한 사전안내를 제공할 경우 예상치 못한 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먼 이사의 이날 연설문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인사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제 성장을 어느 정도 희생하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재확인한 의사록 내용이 공개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너무 적게 행동하는 대가가, 너무 많이 행동하는 대가보다 더 크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금리 상단을 3.25%로 끌어올렸고, 올 연말까지 1.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고, 조만간 발표된 9월 CPI 상승률 역시 8.1%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여전히 높은 근원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긴축적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 위한 기준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경제가 급격한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인플레이션이 매우 빠르게 떨어질 경우, 언제나 현재 하는 것을 멈추고 필요하면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한 변화를 위한 요구수준이 높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