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훅 총기참사' 음모론자에 미 법원 철퇴…1조 3천억 배상명령

미국 최악의 총기참사 가운데 하나인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날조라고 주장해 온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에게 미 법원이 무려 9억 6천500만 달러 우리 돈 1조 3천800억 원의 배상을 명령했습니다.

코네티컷주 법원 배심원단은 샌디훅 참사 사망자 유족과 연방수사국(FBI) 수사관 등 15명이 존스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이같이 평결했습니다.

샌디훅 참사는 2012년 12월 14일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교에 난입한 20세 총격범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0명과 교사 6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입니다.

극우 가짜뉴스 사이트 '인포워스'를 운영하는 존스는 이 사건이 총기규제를 원했던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와 주류언론에 의해 조작됐다는 음모론을 퍼뜨려왔습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하지 않은 존스는 인포워스 사이트 생방송을 통해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전부 조작됐다. 정부에 의한 여론조작용 재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게 바로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좌파"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존스의 음모론에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유가족들은 배심원단의 결정을 크게 반겼습니다.

존스의 추종자들은 유가족들의 집에 찾아가 '진실'을 털어놓으라고 강요하고 심지어는 살해 협박을 하는 등 파렴치한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샌디훅 참사로 7살 아들을 잃은 아버지 마크 바든은 아들의 묘에 음모론자들의 소변이 뿌려진 충격적 장면을 봐야 했고, 제자들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샌디훅 초교 교장의 딸 에리카 래퍼티는 성폭행 위협이 담긴 편지를 받았습니다.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지만 존스가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 어느 정도일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존스는 앞서 텍사스주에서 진행된 별도의 민사소송에서 200만 달러, 우리 돈 28억 5천만 원 이상은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한 경제 전문가는 존스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1억 3천500만 달러에서 2억 7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재판과정에서 인포워스가 2016∼2018년 사이에만 1억 6천500만 달러, 약 2천35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