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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5대에 걸친 '난의 향'…선과 색으로 만든 '울림'

[FunFun 문화현장]

<앵커>

이어서 문화현장입니다. 구한말 화선지에서 피어난 난의 향이 채색 동양화를 거쳐 유화 물감의 색띠로 진화했습니다. 소호 김응원 선생에서 류민자, 하태임 작가로 이어지는 5대에 걸친 그림의 맥입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만나다-일맥상통 / 25일까지 / 나마갤러리]

절벽의 바위 옆으로 꼿꼿하게 뻗어 나가는 난초의 잎.

조선 후기 난초 그림의 대가였던 흥선 대원군의 '석파란'과 함께 '소호란'으로 쌍벽을 이뤘던 김응원 선생 작품입니다.

난 잎의 유연한 운동감과 파격적인 꺾임, 먹물이 번지는 듯한 괴석의 표현 등 독자적인 묵란도의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100여 년이 흐른 뒤 4대손 류민자 화백이 현대적인 난초로 외 증조할아버지의 기개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류민자/작가 : 자연적으로 그렇게 오지 않을까요. 어렸을 때 할아버지 그 난을, 족자 난을 가져다 많이 봤거든요, 집에서. 이번 그림도 난과, 과거와 현재를 생각해서 이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죠.]

푸른 잎과 화려한 꽃들로 묵란을 재해석해 이어가는 것입니다.

한 세대 더 내려오면 난초 잎은 굵고 유연한 컬러 밴드 추상으로 진화합니다.

[하태임/작가 : 가장 단순한 색띠가 나온 아주 간단명료한 형태의 작업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좀 더 잔잔하고 담담한 색깔로 좀 더 깊은 그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선과 색, 그리고 여백의 어우러짐으로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김응원, 류민자, 하태임 5대에 걸쳐 혈연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는 난의 향이 전시장 안에서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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