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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93편]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나온 투혼의 완주…선수 안전에 대한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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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입으로 터는 별별스포츠'!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기자 경력 32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나온 투혼의 완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84년 LA 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는 역사에 남는 명장면이 나왔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여자 마라톤이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역사적인 첫 올림픽 여자 마라톤 우승자는 미국의 조앤 베노이트였습니다. 그런데 베노이트보다 20분 이상 늦었지만 큰 감동을 선사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스위스의 가브리엘라 안데르센-쉬스 선수입니다. 당시 39살의 베테랑이었던 쉬스는 폭염과 높은 습도에 30km 지점을 넘어가면서 한계 상황에 도달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물 마시는 구간을 그냥 지나쳐 수분 섭취마저 못 합니다.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틴 끝에 결승선이 있는 LA 메모리얼 콜리세움 경기장에 들어섭니다. 마지막 400미터를 남기고 쉬스는 그야말로 처절한 사투를 벌였습니다. 탈수와 근육 경련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면서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습니다. 본인에게도 관중에게도 결승선까지 남은 400미터가 너무나도 길고 멀게 느껴졌습니다. 보기에도 위태로운 모습에 진행요원이 도우려 다가갔지만 쉬스는 도움을 뿌리쳤습니다. 도움의 받을 경우 규정에 의해 실격되기 때문입니다.
 
8만 관중의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받으며 쉬스는 마침내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2시간 48분 42초에 완주하며 출전자 50명 가운데 37위를 기록했습니다. 1위 베노이트와는 24분 차였지만 기록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완주한 쉬스에게 관중은 뜨거운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쉬스는 골인 직후 들것에 실려 의무실로 이송됐습니다.
 
당시 쉬스의 상태를 곁에서 지켜 본 의사는 "선수의 안전을 위해 레이스를 중단시켜야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 의사는 "선수가 의식이 있었고, 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쉬스는 훗날 인터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꼭 완주하고 싶었다. 올림픽이 아니라 다른 대회였으면 중도에 포기했을 것이다."라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역사적인 올림픽 첫 여자 마라톤 경기에서 나온 '완주를 향한 처절한 사투'! 별별스포츠에서 소개합니다.

(글·구성 : 최희진, 영상취재 : 신동환, 편집 : 김석연, 디자인 : 인턴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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