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포커스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인 오는 10일은 우리에겐 대체 공휴일이지만, 북한에서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입니다.
정치적 기념일을 앞둔 북한의 모습 김아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북한은 종종 특정 사업이나 건설을 내부 기념일을 기점으로 완수하겠다고 예고해 왔습니다.
사흘 뒤면 노동당 창건 77주년 기념일인데 이번에는 어떤 목표를 내세웠을까요?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나갑니다.
[김정은! 결사옹위!]
순식간에 인파가 에워싸자 김정은 총비서가 차 위로 상체를 내밀고 손을 흔듭니다.
올해 2월 함경남도 연주군에 있는 연포지구 온실농장 착공식에서 포착된 장면이었는데요.
사실 김정은 총비서, 이날 군인들에게 속도전으로 건설 사업 마치라는 숙제를 내줬습니다.
당 창건 기념일, 그러니까 오는 10일까지 온실 농장을 모두 지으라는 지시였죠.
[(지난 2월, 연포온실농장 착공식) : 당 창건기념일까지 이제 230여 일 동안에 온실 농장을 완공하자면 말 그대로 연포 창조 정신, 연포 불바람을 일으켜 나가야 합니다.]
위성 사진에서 공사 진척 현황이 포착되는 등 작업은 그간 계속 진행된 걸로 보입니다.
[오흥성/평양교통운수대학 : 우리 당이 정해준 완공의 그날을 위해서 불같이 투쟁하는 여기 군인 건설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 이번 경제 선동 준비에 많은 준비를 들였습니다.]
5년, 10년 단위의 이른바 정주년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내부 성과가 필요한 만큼 북한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올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당 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가 지키지 못한 사례도 물론 있었습니다.
2년 전 김정은 총비서가 첫 삽을 뜨고, 발파 버튼도 눌렀던 평양 종합병원 착공식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2020년 3월,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 당 창건 기념일까지는 이제 불과 200여 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제기일 안에 공사를 완공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평양 종합병원 개원 소식은 지금도 감감입니다.
북한이 또 야심차게 추진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도 2019년 당 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하려다가 실패한 사례입니다.
이때는 김정은 총비서가 현장을 직접 찾아서 완공 시점을 늦추겠다고 직접 밝혔죠.
[(2019년 4월, 원산갈마지구 시찰) : 절대로 속도 일면에만 치우쳐 날림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공약을 내세우고도 지키지 못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겁니다.
북한이 올해 당 창건 기념일에는 어떤 성과를 내세울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