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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들이마신 오염 입자, 태아 장기 · 뇌까지 침투"

"임신 중 들이마신 오염 입자, 태아 장기 · 뇌까지 침투"
여성이 임신 중 들이마신 공기 중의 해로운 입자가 태반을 거쳐 태아의 장기까지 침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벨기에 하셀트 대학 등 연구진은 1일 국제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게재했습니다.

연구진은 임신부가 환경 오염으로 더러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면 블랙 카본(black carbon) 등 유독성 입자가 태반을 거쳐 태아의 폐·간·뇌 조직에까지 그대로 침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랙 카본은 자동차 매연 같은 그을음의 일종으로 초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으로 지목됩니다.

실제 임신 7∼20주 사이 유산된 태아 14명을 검사한 결과 신체 조직 세제곱 밀리미터(㎣)당 수천 개의 블랙 카본 입자가 발견됐습니다.

입자의 농도는 임신부가 대기 오염이 심각한 곳에 살았을수록 더 짙었습니다.

산모·신생아 60쌍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산모의 혈액·제대혈·태반에서도 같은 입자가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대기 오염이 유산·조산·저체중 등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대기 오염이 실제로 태아에게 어떻게 피해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폴 파울러 애버딘 대학 교수는 "우리는 블랙 카본의 나노 입자가 태반뿐 아니라 간·폐 등 발달 중인 태아의 장기에까지 침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고 말했습니다.

파울러 교수는 "더 걱정되는 것은 블랙 카본 입자가 태아의 뇌까지 들어간다는 점"이라며 이는 곧 이들 입자가 신경계·내분비계 등 신체 조절 체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너선 그리그 영국 런던 퀸메리 대학 교수도 태아의 뇌에 유독성 입자가 침투하는 경우 일생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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