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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검증 논란' 제주 4·3 수형인 명예회복…무죄 선고

<앵커>

검찰이 특별 재심을 청구한 일부 4·3 수형인에 대해 좌익 활동 이력이 있다며 느닷없이 문제를 제기한 이른바 사상 검증 논란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상검증 논란 속에 지연된 재심 사건이 11개월 만에 진행됐습니다. 이들 수형인들에게 모두 무죄가 선고돼 70여 년 만에 명예가 회복됐지만, 재판 과정에서 2명이 숨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김동은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기자>

제주 4·3 수형인 60여 명에 대한 특별 재심 재판 분위기는 기존 재심과 사뭇 달랐습니다.

검찰이 지난 7월 재심을 청구한 68명 가운데 4명이 좌익 활동 이력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사상 검증 논란 속에 재판까지 지연돼 이번 재심은 청구된 지 11개월 만에 선고가 이뤄졌습니다.

[김용원/故 김민학 4·3 수형인 아들 : '남한 정부를 전복시키려고 하는 세력으로 몰고 있다'라는…. 아버지에 대해 원망과 미움으로 가득 차 있던 제가 너무 죄스럽고.]

이번 논란을 의식한 듯 검찰도 한껏 자세를 낮췄습니다.

[제주지방검찰청 검사 : 지난 70여 년간 계속된 희생자와 유족분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사과와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따라서 희생자와 유족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피고인들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원도 검찰의 사상 검증을 이례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장찬수/제주지방법원 4·3 전담재판부 판사 : 검찰은 직권재심을 일반 재판까지 하시겠다고 했는데, 저번 4명처럼 자료 다 따져서 문제가 되면 뒤로 미룰 건가요?]

지난해 11월 당초 이번 재심을 청구한 건 68명이지만, 이 중 2명이 무죄 판결을 보지 못하고 숨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늦게나마 명예를 회복한 유족들은 70여 년 만에 한을 풀게 됐다며 기뻐했습니다.

[임충구/故 임원전 4·3 수형인 아들 : 시일은 늦었지만 정말 오늘로서 저의 일생 동안 맺혔던 레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한이 풀리는 날입니다.]

현재까지 직권재심과 개별 청구로 명예를 회복한 4·3 수형인은 902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합니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재심 무죄 판결에 환영의 입장을 내놓고, 4·3 재심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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