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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영상] 발달장애인 '돌봄' 받으러 가는 길…숫자에 가려진 현실

[풀영상] 발달장애인 '돌봄' 받으러 가는 길…숫자에 가려진 현실

유성재, 정반석 기자

작성 2022.10.05 11: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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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우리 사회의 관심이 더 필요한 부분 짚어보겠습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부 지원 예산이 4년 사이에 24배 넘게 늘어, 올해 2천80억 원이 됐습니다. 분명 숫자는 크게 달라졌는데 그럼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예산이 늘어났다는 걸 실생활에서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요? 가장 많은 지원이 들어가는 성인 발달장애인 돌봄서비스, '주간활동 서비스'를 통해서 여러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상황과 숫자에 가려진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먼저 유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 보시는 지도는 '주간활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국 5천800여 명이 복지시설로 가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기초단체별로 조사한 겁니다.

전국 평균 19.5분, 가장 적게 걸리는 곳은 6분, 충북 보은군이고요, 가장 오래 걸리는 곳은 39분 조금 넘는 강원 평창군입니다.

충남 태안군은 평균 24분 반, 세종시는 평균 27분 걸리는 걸로 나왔습니다.

평균이 그렇다는 겁니다.

이 평균 숫자 뒤에 있는 '사람'의 실제 이동경로와 시간을 저희가 추적해 봤습니다.

이른 아침, 발달장애인 기영 씨가 홀로 집을 나섭니다.

읍내에 있는 활동 교실까지는 버스로 갑니다.

굽이굽이 국도를 1시간 넘게 달려야 합니다.

집에서 30km 거리에 있는 시설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35분, 지역 평균보다 1시간 이상 더 걸렸습니다.

세종시의 상준 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옳지. 엄마가 도와줄게.]

활동 지원가의 도움을 받아 승합차에 오릅니다.

국도로 21km를 달려가는 길.

도착까지 54분, 평균보다 2배 걸렸습니다.

[임성덕/주간활동서비스 전담인력 : 이동거리가 멀다 보니까 (생리현상을) 참고 계시다가 실수하시는 분들이 여럿 계시거든요.]

긴 이동시간이 문제가 되는 건 장애 정도에 따라 매달 바우처 형태로 지급되는 '활동보조시간'에서 이동시간까지 차감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활동보조시간'은 식사나 목욕, 화장실 사용 등 필수 활동에서 돌봄을 받은 시간을 말합니다.

앞서 보신 상준 씨는 한 달에 70시간의 활동보조시간 바우처를 받지만, 이렇게 왕복 이동만으로 절반 정도를 길에서 써 버리고 있습니다.

[문명자/발달장애인 보호자 : 이동시간이 길어서 아이가 좀 힘들어하고, 쓸 수 있는 (활동보조) 시간이 줄어들 수도 있어서 힘들긴 합니다.]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 체계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또 촘촘히 구축되지 않는 한, 주간활동 서비스 이용을 포기하거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는 사람은 늘 수밖에 없습니다.

[강선우/국회 보건복지위원 : 추가적인 수가는 충분히 예산으로 지원 가능하거든요. 우선적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민간에 맡겨서는 안 돼요.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제 주간활동 서비스 이용 대상자 약 5만 명 가운데 17%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최혜영, CG : 이준호·서동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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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 같은 발달장애인의 돌봄 문제는 그 가족들의 생계, 생존과 직결되는 부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돌봄으로 힘겨워하다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올해 알려진 것만 12건에 이를 정도인데 이런 일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지, 정반석 기자가 발달장애인의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거리에 나선 발달장애인 가족 93.6%가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고 말했습니다.

39.6%는 일상에서 자주, 또는 항상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강복순/발달장애인 부모 : '엄마, 저 언니는 왜 저렇게 저러고 있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묻지 말고 그냥 가'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말은 하지 못하더라도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그런 말들 때문에 몸에 강직이…. 혀를 차시면서 '쯧쯧 아이고 참 엄마 힘들겠다' '아가야 좀 걸어 다녀야지' 한 마디씩 툭툭….]

[김수정/발달장애인 부모 : 인물이 아깝다는 말을 어른들은 아주 거침없이 하세요. 장애가 있는데 저 인물이 아깝다는 표현이겠죠.]

[장미라/발달장애인 부모 : (장애인 학교 만들 때) '니네 새끼를 니네들이 책임져야지, 왜 이곳에 그런 걸 만들려고 하냐'고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발달장애인 53.4%는 하루 12시간 이상, 26.3%는 하루 20시간 이상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가족 47%는 경제활동을 포기하고 돌봄에 매달립니다.

빈곤의 악순환입니다.

[강복순/발달장애인 부모 : 누구의 도움 없이는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아이거든요. 기저귀도 수시로 봐줘야 하고. 누군가 옆에서 한 번씩 잠자리 위치도 조금씩 바꿔주고…. 직장을 부모들이 갖고 싶어도 온전한 직장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에요. 갑자기 몸이 좀 아프다거나 상황이 생기면 바로 부모한테 연락이 오죠. '이런 상황이니까 와 봐요' 엄마나 아빠는 그냥 원더우먼이고 슈퍼맨일 수밖에 없어요. (5분 대기조.)]

[김수정/발달장애인 부모 : 결국은 부모가 계속 그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빈곤층이 되는….]

발달장애인 가족 94.4%는 언론을 통해 접한 비극적인 사건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9.8%가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렸습니다.

이 가운데 56.3%는 자녀를 평생 돌봐야 한다는 부담감, 31.1%는 '독박 돌봄'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강복순/발달장애인 부모 : 나중에 혼자 있을 때 얘 옆에 누가 있을까. 아, 죄송합니다. 그런 생각할 때가 가장 막막하고….]

[장미라/발달장애인 부모 : 나이가 먹고, 제가 아프니까, 이러다 갑자기 아이를 혼자 남겨놓고 내가 가면 저 아이는 어떡하나 싶으니까 그냥 이용당하겠죠. 아이가 그냥 삼시 세끼 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을까? 제가 만약에 없다면.]

발달장애인 가족의 죽음을 막기 위해 뭐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24시간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역시 71.9%로 가장 많았습니다.

피곤, 우울, 좌절에 시달리는 가족들에 대한 상담과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올해 발달장애 부모 상담을 위한 정부 예산은 7억 3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김수정/발달장애인 부모 : 우리 아이 장애 자체로 힘든 게 아니에요. 우리나라에 그런 서비스가 없고 국가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이 갖춰지지 않은 이 현실이 우울한 거지.]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윤태호, CG : 강경림·김정은, 자료제공 : 강선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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