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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 버리고 CD 못 읽고…43억 들여서 '컵 받침' 됐다

<앵커>

나랏돈을 지원받는 국책연구기관들은 해마다 책자와 CD 형태로 연구성과보고서를 만들어서 정부와 국회에 보냅니다. 매년 40억 원 넘는 예산이 드는데, 책자는 그대로 버려지고 CD는 읽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서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의원실 한구석에 두꺼운 책자가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에서 발간한 연구성과보고서입니다.

[((책들이) 왜 쌓여 있는 건지?) 책자로는 보지 않는 자료여서…. (책자로 안 본다는 게 그러면?) 저희가 온라인으로도 확인할 수가 있고. (그러면 이건 어떻게 해요?) 나중에 이거는 다음에 폐기 처리가 되고요.]

모든 연구자료가 인터넷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필요한 건 문서 파일로 내려받아 보는 게 더 편하다는 설명입니다.

CD는 아예 컵 받침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정부나 국회에 있는 컴퓨터에는 대부분 CD 입력기기가 달려 있지 않아서입니다.

[국회 비서관 : CD 안 쓴 지 한참 됐습니다. USB도 잘 안 쓰고요. 이전 PC도 한 5년 정도 보급되고 썼는데 그것도 CD 있는 게 없었고요. (정부는요?) CD 읽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CD를 왜 읽느냐고 저한테….]

보고서를 발간하는 한 국책연구기관을 찾아가봤습니다.

이곳 역시 CD 입력기기가 달려 있지 않은 컴퓨터가 대다수입니다.

[연구기관 관계자 : 2020년부터 산 PC에 대해서는 CD롬이 없는 것으로, 사용률이 점점 떨어지다 보니까 지금 이제 없는 걸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정부 산하 26개 국책연구기관이 이렇게 연구보고서를 책자와 CD 형태로 찍는데 드는 예산이 해마다 43억 원이 넘습니다.

[유의동/국회 정무위원 : 보지도 않는 책자를 발간하는데, 또 읽을 수도 없는 CD를 제작하는데 (드는 예산이) 결코 적은 돈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이 돈을 연구 역량 강화나 이런 데 긍정적인 쪽으로 쓰는 것이 훨씬 더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관행적으로 쓰이는 나랏돈, 조금 더 필요하고 소중한 데 쓰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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