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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돌연 숨졌다, 그런데…

집주인이 돌연 숨졌다, 그런데…

김승필 기자

작성 2022.09.30 20:42 수정 2022.09.30 21: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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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 형태의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민들 피해가 큰데, 최근 가짜 집주인을 내세워 수십 채를 계약하도록 하는 수법에 보증금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승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기도 김포의 한 신축 빌라에 지난해 7월 전세로 입주한 김 모 씨.

매매가도 1억 9천만 원, 전세가도 1억 9천만 원이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 신축은 다 그렇게 나온다. 이런 식으로 부동산 실장이 여기를 소개해줬고.]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준다는 말을 믿고 입주했지만, 3개월 후 들려온 소식은 집주인 정 모 씨가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 알고 봤더니 저랑 계약한 다음 날 돌아가신 거예요.]

집주인 정 씨가 숨지기 전 3개월 동안 맺은 전세 계약은 확인된 것만 70건에 이릅니다.

[(혹시 계약 과정에서 집주인을 보신 분이 있습니까? 대부분 집주인을 못 보고 계약하신 겁니까?) 네, 대리인을 통해서.]

피해자들은 집주인이 제주도에 살면서 불과 3개월 만에 수도권 일대에 70채에 가까운 집을 매매하고 전세 계약을 맺은 점, 40대 중반에 불과한데 갑자기 사망한 점 등 여러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 저희의 돈이 집주인에게 갔는지, 건축주한테 갔는지 그 돈의 유통 과정도 모르는데.]

[전세 사기 피해자 : 집주인 사망으로 공소권 자체가 없기 때문에 너무 답답한 상황이고요.]

그런데 집주인이 갑자기 숨져 세입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사건이 또 있었습니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친구의 소개로 한 빌라에 전세로 들어간 조 모 씨.

대출 이자를 지원해준다는 조건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전세 계약 후 집주인이 이 모 씨로 바뀌었는데, 돌연 그 집주인이 숨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친구가 고해성사처럼 얘기하더라고요. 컨설팅했다. 집주인이 노숙자더라고요. (아 노숙자였어요?) 그분이 이제 자기 명의를 판 거죠.]

예를 들면 빌라 집주인이 1억 7천만 원에 집을 팔려고 하면, 부동산 컨설팅 업자가 사겠다며 접근합니다.

그리고 이름을 빌려줄 가짜 집주인과 보증금 2억 원에 입주할 전세 세입자를 구합니다.

전세금 2억 원으로 매매 대금을 치르고 컨설팅 업자는 차익 3천만 원을 챙깁니다.

보증보험 가입, 대출 이자 지원 등 여러 좋은 조건으로 세입자를 유혹합니다.

[부동산 중개보조원 : 부동산 일을 하다 보면 (컨설팅하는) 그런 분들이 말씀하세요. 나는 얼마를 계약해서 3천만 원을 벌었다. 많이 버는 분은 1년에 한 10억 원도 버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이 전세 사기 사건은 가짜 집주인이 90여 명에, 명의 대여자 모집책까지 여러 명 있을 정도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숨진 집주인 이 씨는 가짜 집주인 90여 명 가운데 1명이었던 것입니다.

전세 사기 최상단에 있는 이른바 컨설팅 업자를 찾아내 강력히 처벌하지 않는 한 이런 기획 사기는 계속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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