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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찐리뷰] 1천 명의 용의자 중 잡아낸 범인, 살인 이유 들어보니…"3천 원 때문에"

[꼬꼬무 찐리뷰] 1천 명의 용의자 중 잡아낸 범인, 살인 이유 들어보니…"3천 원 때문에"

SBS 뉴스

작성 2022.09.30 13:27 수정 2022.09.30 14:5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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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찐리뷰] 1천 명의 용의자 중 잡아낸 범인, 살인 이유 들어보니…"3천 원 때문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29일 방송된 '0.001% 확률과의 사투-DNA와 검은 점퍼'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마마무 문별, 카라 출신 한승연, 코요태 김종민이 출연했습니다. (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피로 물든 일요일 아침

때는 2007년 4월 15일 일요일 아침, 대전의 신탄진. 한 남자가 모닝커피를 하려고 단골 다방으로 걸어갔어. 그런데 저기 다방 앞에 어떤 여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게 보여. 다방 종업원 최 씨(가명)였어. 최 씨는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심지어 배는 탈장까지 됐어. 칼에 찔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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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바로 신고가 접수됐고, 최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어. 대덕경찰서 강력팀의 김연수 팀장과 형사들도 출동했어. 현장에 도착한 김 형사는 다방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어. 길거리, 건물 입구, 지하로 가는 계단까지, 피가 뚝뚝 떨어져 있어. 한 발 한 발 지하 다방으로 내려가 문을 여는데, 비릿한 피 냄새가 났어. 당시 다방 모습을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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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내부 곳곳에서 핏자국이 보여. 바닥 여기저기 핏방울이 떨어져 있고, 소파에는 피 묻은 손자국이 있어. 주방에는 피를 닦은 수건도 있고, 피가 흥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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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온통 피바다였던 화장실에서 또 한 명의 여성이 발견됐어. 다방 종업원 윤 씨(가명)였어. 여기저기 칼에 찔린 윤 씨는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사망했어. 윤 씨는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어. 영업 개시 전에 청소를 하다가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거야.

피해자 윤 씨의 스타킹 뒷부분이 찢겨 있는 걸로 봐서 성범죄도 의심됐어. 상처를 보니, 목에 집중 공격을 받았어. 목 안쪽에 난 상처 길이가 15cm나 되는데, 두 번이나 그었어. 범인의 살해 의도가 확실했다는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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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에 나섰어. 머리카락 한 올, 담배꽁초 하나, 다방에 남은 혈흔과 지문까지 싹 다 채취했어. 현장에서는 피 묻은 칼이 나왔어. 범행 도구였어. 근데 범인은 왜 칼을 현장에 두고 갔을까? 급하게 도주했거나, 범인이 아주 대담한 성격을 지녔다는 거지. 김 형사는 범인이 근처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급하게 본부에 지원을 요청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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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지원까지 받아서 150여 명이 반경 1.5km를 싹 뒤졌어. 증거가 될만한 건 모두 가져오게 했어. 길가에 쓰레기, 돌멩이 하나까지 다 훑으며 면밀히 수색했어. 그렇게 모은 증거물이 100개가 넘어.

경찰은 이 증거물을 국과수로 넘겨 범인의 DNA가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어. 그리고 혹시 DNA가 나오면 대조할 용의자가 있어야 하니, 경찰은 빨리 용의자 추리기에 나섰어. 그러려면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어. 바로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최 씨야.

▲ 100개의 증거물, 수백 명의 용의자

김 형사는 수술을 마친 최 씨를 만났어. 최 씨는 사건 당일 출근해서 윤 씨를 만난 후 잠깐 밖에 나갔다가 들어왔는데 윤 씨가 없길래 청소하나 싶어 화장실로 갔다가 칸막이 뒤에 숨은 한 남자와 마주쳤대. 순간 그 남자가 갑자기 튀어나와 칼로 배를 찔렀고, 최 씨는 쓰러지면서 그 칼을 손으로 잡았어. 칼을 뺏으려고 한 거야. 최 씨가 강하게 저항하자 범인은 당황해서 그 자리에서 도망쳤어. 현장에서 발견된 피 묻은 칼은 최 씨가 범인에게서 뺏은 거였어. 최 씨는 범인을 잡으려 쫓아가다가 건물 앞에서 쓰러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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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사는 최 씨에게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해 물었어.

"키는 보통이고, 얼굴은… 기억이 안 나요."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최 씨의 기억이 사라진 거야. 최면수사까지 해봤지만 소득은 없었어. 결국 용의자에 대한 단서는 얻지 못했어.

김 형사는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어. 범행 동기가 대체 뭘까? 부검 결과 사망한 윤 씨에게 성폭행 흔적은 없었어. 그럼 돈 때문인가? 다방에서 없어진 건 현금 5만 원이 전부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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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도, 돈도 아니면 원한 관계? 김 형사는 원한, 치정 관계에 대해 조사했어. 피해자 주변인, 다방 손님들, 최근 통화한 사람들까지 전부 살펴봤어. 그 인원이 300명이 넘어. 과연 이 중에 용의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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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살인사건에서)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용의자 범위가 압축되고 일주일 안에 검거되는 게 90% 이상이거든요. 사람을 죽일 정도로 원한이 있으면, 조사하는 과정에 튀어나와야 하는데. 근데 그럴 만한 게 하나도 나오지 않았어요." -당시 대덕경찰서 김연수 강력팀장

결국 아무것도 못 찾았어. 주변인 중에는 용의자라 할 만한 사람이 전혀 없어. 그렇게 수사가 미궁으로 빠지려는 순간, 한 줄기 빛이 들어왔어. 목격자가 나타난 거야.

사건이 있던 날 아침, 근처를 지나던 한 남자가 다방 쪽에서 뛰어 오는 어떤 남자와 부딪칠 뻔했대. 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보니 다방 앞에 최 씨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는 거야. 목격한 시각이, 범인의 도주 시각이랑 맞았어.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했어. 바로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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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자. 키는 175cm가량. 검정색 테 안경에 검정 계열 점퍼, 어두운 색 양복바지 착용…. 몽타주가 나온 후, 경찰은 수배전단 5천 장을 뿌리고 탐문수사에 들어갔어. 근처 여관, 최근 출소자, 심지어 동시간대 근처에서 통화한 사람들 목록까지 다 뽑았어. 그게 무려 500명이 넘어.

형사들이 탐문하는 동안, 국과수의 조남수 연구원은 사건 당일에 수거한 증거물 100여 점에서 범인의 DNA를 찾았어. 먼저 다방에 있던 수많은 혈흔들. 거기에 범인의 혈흔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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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내에서 두 번째 피해자(최 씨)가 살아있는 형태로 피를 계속적으로 흘리고 다녔기 때문에 그 증거물이 가장 많이 나와서 제 2 피해자와 일치하는 게 가장 많았어요. 변사자(윤 씨)가 발견된 화장실 내부에서의 혈흔은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온통 피해자 거였고요. 의뢰된 증거물에서는 피해자의 DNA만 나오고,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DNA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전 국과수 조남수 연구원

발견된 혈흔은 전부 피해자의 피였어. 혈흔으로 용의자를 특정하는 건 불가능했어.

두 번째 증거물, 담배꽁초와 머리카락에서도 DNA가 나왔어. 근데 너무 많아서 누구 건지 알 수가 없어. 다방을 오갔던 손님들의 DNA가 다 나온 거야. 역시 용의자 특정 불가.

세 번째 증거물은 피가 묻은 칼. 살인의 결정적인 증거지. 그런데 칼에 묻은 혈흔도 전부 피해자의 것이었어. 피가 너무 많이 묻어 칼에서 지문 검출도 안됐어.

네 번째 증거물은 다방 화장실 문에 찍힌 어떤 지문이야. 찍힌 지 얼마 안 돼 굉장히 선명한 지문이었어. 경찰은 이 지문의 주인을 당장 확인했어. 지문의 주인공은 전과 7범의 전과자였어.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의심했지만, 이 남자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있었어. 평소 다방의 단골 손님이었을 뿐, 이번 살인사건과는 관련이 없대.

결국 다방에서 수거한 증거물 중에는 알아낼 수 있을 만한 게 없었어. 경찰과 국과수는 속이 타들어 갔어.

▲ 드디어 발견된 범인의 DNA

그렇게 수사는 미궁에 빠졌어. 그런데 결정적인 '스모킹건'이 나타났어. 바로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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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다방에서 500m 떨어진 뒷골목에서 수거한 피 묻은 휴지야. 이 피에서 어떤 남자의 DNA가 검출됐어. 이게 범인의 DNA일까? 아직은 단정할 수 없지. 근데 발견된 게 또 있어. 다방에서 1.5km 떨어진 강가에서 발견된 검은색 점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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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탐문하고 있을 때 어떤 낚시꾼이 이걸 길에서 주웠다며 들고 왔대. 너무 멀쩡한 점퍼라 나중에 본인이 입을까 하고 챙겨뒀다는 거야. 국과수 조 연구원은 이 점퍼에 '루미놀 검사'를 실시했어. 영화에서 봤지? 혈액이 묻었던 곳에 루미놀을 뿌리면 푸른 형광빛을 내는 거. 이 검사를 통해 눈에 안 보이는 혈흔도 찾아낼 수 있어.

조 연구원은 점퍼에 루미놀 검사를 했고, 점퍼 앞쪽, 오른쪽 소매, 안감 등 3군데에서 선명한 혈흔 자국을 발견했어. 그럼 이 혈흔의 주인은 누굴까? DNA 분석을 했더니, 앞쪽 혈흔에서는 남성의 DNA가 나왔어. 근데 이 DNA가 앞서 피 묻은 휴지에서 나온 DNA와 일치했어. 이 옷의 주인이 휴지를 버렸다는 거야.

이어 오른쪽 소매 끝 혈흔에서는 사망한 피해자 윤 씨의 DNA가 발견됐어. 안감에서는 윤 씨와 남자의 DNA가 함께 검출됐어. 이 점퍼의 주인이 범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왔어. 다방에서 수거한 증거물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범인의 DNA를 드디어 찾아냈어.

이제 문제는 DNA 당사자를 어떻게 찾아내냐는 거야.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가 없던 시절, DNA 주인을 찾는 건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야. 너무 막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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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점퍼에서 하나의 작은 물건이 발견됐어. 점퍼 주머니에 안약이 있었던 거야. 근데 이 안약은 백내장 같은, 안과 수술 후에 쓰는 약이야. 경찰은 이 안약을 처방받은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수사를 이어갔어.

사건 발생 19일째, 안약 처방자 명단이 나왔어. 근데 이 안약을 처방 받은 사람들이 전국에 1천 명이나 있대. 이 1천 명의 DNA를 하나하나 채취해서 분석해야 범인을 찾을 수 있는 거야. 막막하지.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구두로 동의를 얻은 후에 직접 방문해서, 다시 한 번 서면으로 동의를 받고, 구강세포를 채취해서 국과수로 보내고, 국과수 결과가 나오는 데 1~2주가 걸려. 이 작업을 1천 번이나 해야 해. 혹여 동의를 안 해주면 영장 청구까지 필요해. 게다가 당시 대전 국과수에 DNA를 분석하는 연구원은 단 4명이었고, 이 4명이 충청도 30여 개의 관서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모두 담당하고 있었어. 물리적으로 1천 명의 DNA를 확인하는 건,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야.

▲ 0.001% 확률과의 사투

바로 그때, 조 연구원의 머리에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어. 그는 책장을 뒤져 문서 하나를 찾아냈어. 영국 옥스퍼드대 브라이언 싸익스 교수가 쓴 '성씨와 Y 염색체'라는 제목의 논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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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것은 영국 중세 시대부터 일반적인 일이었다. 아들이 아버지의 Y 염색체를 물려받는 것 역시 생물학적으로 필연적인 일이므로 이는 성씨가 같은 남성들의 Y 염색체는 비슷한 특성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성씨와 Y 염색체' 논문 中

여자는 XX, 남자는 XY 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Y 염색체에는 '부계유전'이라는 성질이 있어.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버지에서 아들로, Y 염색체는 그렇게 유전이 돼. 그리고 성씨도 대대로 물려받지. 이게 무슨 뜻이야? Y 염색체가 비슷하면 같은 성씨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야.

Y 염색체의 부계유전은 이론적으로 가능한데, 수사에 활용된 적이 한번도 없어. 그래도 조 연구원은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점퍼와 휴지에서 나온 남성의 Y 염색체를 여러 성씨들과 비교했어. 그 결과, '오 씨'가 동일 부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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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를 100% 믿을 수는 없어. 성씨에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니까. 드문 경우지만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도 있고, 입양이 됐거나 혼외자라 성이 바뀔 가능성도 있잖아. 상황이 이러다 보니 조 연구원은 걱정했어. 이 얘기를 괜히 꺼냈다가 수사에 혼선을 주거나, 수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까봐 염려됐어. 당시 조 연구원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장염까지 걸렸대.

그래도 조 연구원은 용기를 내서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수사팀에 알려줬어. 범인이 오 씨일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만 하라고. 경찰은 조 연구원의 말에 긴가민가 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걸어보기로 하고 수사에 나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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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명의 안약 처방자 중에서 20~40대 남자에 오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전국에 50여 명이었어. 용의자 수가 확 줄었지. 수사는 급물살을 탔어. 경찰은 이 50명의 유전자를 채취하기 시작했어.

그렇게 경찰이 만난 25번째 오 씨는 서울의 한 전자상가 경비원이었어. 전화를 걸어 DNA 채취 협조를 요청했더니, 오 씨는 기꺼이 하겠다고 했어. 회사로 찾아가 동의서에 서명을 받고 구강세포를 채취했어. 너무 쿨하게 협조해주는 오 씨의 행동에 경찰은 '이번에도 아닌가' 낙담했어.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이 남자의 범죄 경력을 확인해봤는데, 경찰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어. 오 씨는 15년 형을 살고 출소한 지 2년밖에 안 된 전과자였어. 그의 죄명은 무려 '연쇄살인'이었어. 이 기사를 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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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8월 14일. 충남 도경은 오 모 군을 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오 군은 지난 12일 오후 1시쯤 자기 집 앞에서 놀던 7세 유 모 양을 마을 뒷산으로 데리고 가 폭행하려다 유 양이 울며 집에 간다고 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이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유 양을 살해했던 산으로 다시 올라가 미리 준비해간 흉기로 유 양의 목 등 온몸을 찌른 뒤 깊이 20cm의 웅덩이를 파고 묻었다." -1989년 기사 내용 中

유치원생을 살해 후 암매장했던 오 씨. 당시 나이가 18세였어. 그래서 그 당시 줄 수 있는 소년법상 최고형이 15년 형이야. 그런데 조사 중에 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어. 살인이 그게 다가 아니고, 무려 2명을 더 죽였어. 오 씨는 10대 때 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었던 거야.

눈에 띄는 건 오 씨의 범행 수법이야. 살해당한 3명이 모두 칼로 목을 찔렸어. 다방 살인사건과 유사해. 경찰은 오 씨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

그때, 국과수에서 결정적인 전화가 걸려왔어. 오 씨의 DNA가 점퍼 DNA와 일치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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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종업원 살해사건의 범인은, 바로 25번째 오 씨였어. 형사들이 바로 출동해 오 씨를 검거했어. 사건이 발생한지 80일 만의 검거였어.

▲ 완전범죄는 없다

이 검거 소식을 누구보다 기다렸을 사람, 국과수의 조 연구원.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장염이 싹 나았대. K-과학수사 역사상 성씨를 추정해 범인을 잡은 최초의 사건이었어. 오 씨는 범죄를 모두 인정했어. 피해자들과는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대. 그럼 도대체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걸까?

오 씨는 성묘를 마친 뒤 서울로 올라오는 차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어. 단돈 3천 원의 차비가 부족해서, 잔혹하게 사람을 살해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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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감정 결과 오 씨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어. 죄의식 없이 타인을 해치고 반사회적 행동을 일삼는 인격장애. 10대 시절에 살인을 저질렀을 때도 똑같은 진단을 받았대. 만약에 오 씨가 이때 잡히지 않았다면,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나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겼을 수도 있어.

오 씨는 재판 결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어. 그 판결문에 적힌 인상적인 문구를 소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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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한 지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점, 범행의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범행의 수법도 대담하면서 매우 잔혹한 점까지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으로 하여금 여생 동안 피해자들 측에게 깊이 참회함과 아울러 '자신이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참구할 기회를 갖게 하기 위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였다…." -오 씨 판결문 中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갈 것인가…. 판결문에 그런 추상적인 표현이 들어가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야.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하나가 더 있어. 사건 현장에 없었던 범인의 혈흔이 어떻게 점퍼에는 남아 있었냐는 거야. 그건 범인의 현장 검증을 통해 알아낼 수 있었어.

2007년 7월 9일 실시한 현장 검증에서 범인은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범행을 재연했어.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 윤 씨가 범인 오 씨의 손을 깨물었던 걸 알아냈어. 그때 오 씨의 피가 점퍼에 묻은 거야. 피해자의 마지막 저항이 다잉 메시지로 남은 거지. 그 증거로 결국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거고.

사건 당일 경찰이 점퍼를 찾지 못했다면, 만약 국과수가 이 혈흔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성씨를 추정해서 용의자를 압축하지 못했다면, 범인을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야.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많은 이들의 집념과 노력이, 결국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아내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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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분석 방법으로는 누가 범죄를 저질러도 결국 그 미량의 세포 분석만으로도 그 사람을 증명할 수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도 자기 세포를 남기지 않을 방법은 없어요. 범인은 꼭 검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 -대전 국과수 조남수 연구원

"저희가 잘했다기보단, 주어진 여건 하에서 자기 맡은 일을 묵묵히 잘 해내는 우리나라 국민성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경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 자랑스럽습니다." -대덕경찰서 김연수 팀장

사건 현장의 증거물은 부패를 하기 때문에 10분마다 변한대. 국과수는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분석하고 연구하고 있어. 그리고 경찰들도 미제사건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로 뛰고 있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뛰는 그들이 있기 때문에, '완전범죄는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우리나라 살인사건의 검거율은 2020년 기준으로 97.2%, 세계 최고 수준이야. 우리가 누리는 안전한 오늘, 그 뒤에서 지금도 밤낮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

꼬꼬무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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