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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테스트 한 번도 없이 개통했다…무모한 전환 왜?

<앵커>

취약계층에 각종 복지 급여를 지급하는 정부의 새 시스템에서 3주째 오류가 나고 있습니다. 개통 전에 실제 데이터로 테스트해보는 과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왜 개통부터 한 것일까요?

단독 보도,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36개 복지 지원금을 관리하는 차세대 복지정보시스템.

지난 6일 개통 직후 오류로 지원금을 제때 못 받거나 적게 받은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오 모 씨/사회복지급여 수급자 : 아예 저처럼 (급여를)못 받은 분들도 많고 이제 사람마다 금액은 좀 다르긴 하지만 생활에 진짜 많은 지장이 가서 아예 월세를 못 내고….]

새 시스템은 126개 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한 것이어서, 기존 데이터들을 새 시스템에서 쓸 수 있도록 전환해줘야 합니다.

개통을 석 달 앞둔 지난 6월 LG CNS와 중소 개발업체 2곳, 보건복지부가 참여한 회의 자료입니다.

"현재 데이터 전환팀만으론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급히 'TF'를 만들기로 합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발 참여 A 씨 : 통상적으로 개통 전에 한 6개월에서 최장으로 늦춰도 4개월 전에는 데이터가 다 전환이 끝나야 돼요. 그래야 4개월을 시스템 테스트하고 안정화돼서 개통을 할 테니까….]

개통 1주 전에도 데이터 전환 진행률은 95.4%.

작업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실제 데이터 대신 임의로 만든 데이터로 테스트했습니다.

기업도 이런 경우가 드문데, 국민 2천700만 명이 대상인 정부 시스템을 한 차례 실제 테스트 없이 개통한 것입니다.

[이동희/국가디지털전환사업 심의위원장 :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스트 기간을 반드시 거쳐야 서비스가 시작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오류를 잡을 수 있는 거잖아요.]

데이터 전환 작업을 맡은 LG CNS 측은 작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복지부에 문의해달라"고만 답했습니다.

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실제 데이터로 테스트하지 않았고, 당시 데이터 전환이 개통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복지부가 업무 보고일에 맞춰야 한다며 개통을 강행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복지부는 시스템 안정화 시점을 다음 달 초로 밝혔었는데, 개발업체들은 11월 말까지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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