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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짓는다더니 풀만 무성…6천 억 땅 방치한 LH

<앵커>

토지주택공사 LH가 집이나 공공기관을 짓겠다고 사둔 땅 상당수가 방치됐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6천900억 원이 넘는 규모인데, 만약 이 땅을 팔았다면 매년 270억 정도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1만 3천 제곱미터 부지입니다.

풀숲이 무성하고 군데군데 쓰레기도 버려져 있습니다.

땅 바로 앞에는 "LH 소유로 무단 사용과 점유를 금지한다"는 팻말이 꽂혀 있습니다.

원래 중학교를 세우려 했지만, 설립이 무산되자 내버려 둔 겁니다.

[김상언/경기 파주시 탄현면 : 무슨 개발 한다고 말만 해놓고, 팻말까지는 다 붙여놓고 난 다음에, 와서 거들떠보거나 그런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벌레부터 뱀까지 (나와서) 지금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이 꽤 있어요.]

지난 1997년부터 LH가 갖고 있었던 땅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아무것도 지어지지 않은 채 관리도 안 돼서 잡초가 무성히 자란 걸 볼 수 있습니다.

전국에 이렇게 LH가 갖고는 있는데, 장기간 미매각 상태로 방치된 땅은 모두 127곳, 이 땅들을 다 합치면 축구장 133개를 합친 규모와 같습니다.

액수로 따지면 6천913억 원 규모입니다.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이 땅도 LH가 신도시 개발 당시 보건소를 지으려고 사들였지만 지금은 주차장이 됐습니다.

[장은석/경기 김포시 구래동 : 제가 한 4년 전에 이사 왔을 때부터 임시주차장으로 쓰고 있었어요. 요금은 따로 안 내요. 거의 무료 주차장이라고 볼 수 있죠.]

개발사업이 무산됐다면 사업용으로 확보했던 땅을 팔아야 하는데 LH가 땅을 묶어 두면서 매년 276억 원의 추가 금융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6월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LH가 비용 절감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대식/국민의힘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 : 우선 수요 예측을 정확히 해야 하고, 사업 진행이 조금 어려워지면 빠르게 용도 변경을 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LH는 "사업 계획 당시 수요와 공급 당시 수요가 달라진 면이 있다"면서 "지자체에 용도 변경을 요청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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