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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승객 전원 목숨 지켜낸 필사의 51분…'KAL기 납북 미수 사건' 조명

[스브스夜] '꼬꼬무' 승객 전원 목숨 지켜낸 필사의 51분…'KAL기 납북 미수 사건' 조명

SBS 뉴스

작성 2022.09.23 06:26 수정 2022.09.23 12: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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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승객 전원 목숨 지켜낸 필사의 51분…KAL기 납북 미수 사건 조명
그들은 어떻게 모두를 지켜냈나.

22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필사의 51분, 1971 공중지옥'이라는 부제로 'KAL기 납북 미수 사건'을 조명했다.

1971년 1월 23일 속초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상 악화로 이틀 만에 출발하는 비행기에는 운 좋게 표를 구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후 엄청난 굉음과 함께 기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 폭발로 비행기의 바닥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천장은 너덜거려 이를 본 이들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지 못했다.

특히 이는 한 남성이 던진 폭발물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남성은 입에는 칼을 물고 양손에 수류탄처럼 생긴 사제 폭탄을 든 채 "나는 생명을 버릴 각오가 돼 있다. 기수를 북으로 돌려"라며 외쳤다.

북으로 비행기를 납치하려는 납치범의 등장에 조종석의 기장과 부기장은 고민에 빠졌다. 앳되어 보이는 납치범을 본 기장은 납치범의 정체를 알기 위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기장은 납치범에게는 북쪽으로 가겠다고 안심시키고 기수를 북이 아닌 동쪽으로 돌렸다.

이 사실을 모르는 납치범은 승객들을 향해 북으로 간다고 외쳤고, 이에 승객들은 두려움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때 기장은 곧바로 비행기가 납치된 사실을 몰래 무전을 보내 알렸다.

승무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승객들을 안정시켰고, 당시 여객기에 필히 탑승해야 하는 항공보안관은 납치범을 제압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기장은 최대한 빠르게 착륙을 하기 위해 시도했다. 하지만 이를 알아챈 납치범 때문에 여객기는 다시 고도를 높였다. 그런데 조금 더 날아가면 금세 북에 도착이었다. 이에 기장은 휴전선 이남에 남은 마지막 활주로에서 위장 착륙을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이때 납치범은 이곳이 북한이 아님을 알아챘고 극도로 흥분했다. 이에 기장은 또다시 고도를 올렸고, 기내에 "이제 곧 북으로 넘어가니 신분증과 중요 서류를 찢어주십시오"라는 안내 방송을 했다. 이는 납치범을 속이기 위한 위장이었다. 이에 승무원도 납치범을 속이기 위한 연극에 합류했다.

하지만 납치범은 역시 이를 믿지 않았고, 이에 기장은 남한의 전투기를 북한의 전투기라 속이고 이미 휴전선을 넘었다고 했다. 그러자 납치범은 전투기에 집중했고, 보안관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단 한 번의 총격으로 사살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가 안전핀을 외쳤다. 그 순간 바닥에 폭탄이 굴러가고 연기가 피어났다. 뇌관이 점화된 것. 이 폭탄이 터지면 조종석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끝나버릴 이 순간 누군가가 몸을 던져 폭탄을 끌어안았다. 이는 바로 조종석 뒤편에 타고 있던 수습 조종사 전명세 씨였다. 육군항공대 중령으로 예편한 후 정식 조종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었던 것.

전명세 수습 조종사는 자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음에도 승객들의 안전을 걱정했다. 그리고 그는 폭발물을 끌어안으며 오른손과 왼쪽 다리가 이미 끊어진 상태였다. 빠르게 응급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 이에 기장은 비상 착륙을 계획했다. 파편이 튀어 눈까지 다친 기장, 하지만 잠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그가 비상 착륙을 계획한 곳은 초도리 해변. 연료를 버리며 불시착을 시도했다. 그런데 왼쪽 눈이 보이지 않던 기장은 시야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충돌 위기를 맞았다. 가까스로 충돌을 면한 여객기는 엄청난 속도로 해변을 향해 미끄러져갔다.

비상 착륙에 성공한 여객기. 이 여객기에서 중상 5명, 경상 12명. 그리고 사망자는 단 1명, 보안관에게 사살된 납치범만이 사망했다.

그리고 이 여객기가 착륙한 지점은 휴전선에서 불과 10km 떨어진 곳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이겨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1분이었다.

착륙한 승객들은 이곳이 남한인지 북한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내 자신들을 구하러 온 국군을 보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인근 병원으로 부상자들이 옮겨지고 전명세 수습 조종사는 헬기로 급히 서울의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그는 헬기 안에서 점점 의식을 잃어갔고 그 순간 "승객들이 위험하다. 폭탄, 폭탄"을 외쳤다. 그리고 이는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납북 미수 사건이 알려지며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밝혀진 납치범의 정체는 22세의 김상태. 중학교를 전체 수석으로 입학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졌음에도 가끔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의 큰형이 한국전쟁 직전 월북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자세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고 사건은 종결됐다. 또한 그가 범행에 사용한 폭발물들은 그가 직접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폭발물을 들고 여객기에 오를 수 있었을까? 조사를 통해 보안 검색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신분증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 이에 관계자들은 징계를 면하지 못했다.

이에 반해 승객들을 목숨 바쳐 승무원들에게는 보국훈장이 수여되었다. 그리고 수습 조종사 전명세 씨는 기장으로 추서됐다. 그의 영결식에는 보국훈장과 함께 기장 정복이 함께 놓였다.

보안관은 치료 후 다시 업무에 복귀했고, 다른 승무원들도 대부분 일상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기장은 눈을 다쳐 긴 시간 투병을 이어갔다. 그리고 끝내 회복해 다시 조종간을 잡은 이강흔 기장은 비행기에 오르며 "앞으로 나의 비행은 전명세 기장과 나 두 사람의 것이다"라는 말을 남겨 뭉클함을 자아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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