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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9/20) : "장례식 참석이 조문 외교의 핵심"이라는 정부

스브스레터 이브닝(9/20) : "장례식 참석이 조문 외교의 핵심"이라는 정부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 외교가 야권의 공격을 받고 있는데요, '영국까지 갔는데 조문 못하고 외교적 홀대 받은 것 아니냐'는 공격이죠. 장례식 전날 참배 일정이 불발되면서 야권이 공세에 나선 건데요, 한덕수 총리와 외교부는 '이번 조문 외교에서 (불발된) 참배보다 중요한 게 장례식 참석이다'면서 방어하고 있죠. 조문과 조문 외교에 대한 해석이 많이 다르네요.
 

왜 '조문 취소' 논란 나왔나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 시간으로 18일 오후 3시 반쯤 도착했는데요, 당초에는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을 찾아 참배하고 조문록을 쓸 예정이었죠. 그 뒤에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 주최로 열리는 리셉션에 참석하는 일정이었고요.  

근데 방문 첫날 윤 대통령은 리셉션만 참석하고 웨스트민스터홀 방문이 불발됐는데요, 방문 첫날 참배와 조문록 작성 일정이 이튿날 장례식 참석 후 조문록 작성 일정으로 바뀌게 돼요. 일정이 바뀌면서 논란이 불거졌죠. 

윤석열 대통령

이 상황을 두고 야권에서 '조문을 취소당했다' '외교적 홀대 받았다'고 이틀째 대통령실을 공격하고 있고,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과의 일정 조율에 따른 것이다'면서 반박하면서 조문 외교를 둘러싼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네요.  
 

"육개장 먹고 발인 본 것" 공세 수위 올린 야권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조문 못하고 장례식만 참석했다. 외교 참사다'라고 비판했네요. 
 
영국 교통 통제는 사전 예고돼 있었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운동화 신고 걸어 가서 조문했습니다. 교통 통제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는데 대책 못 세웠다면 외교 참사, 외교 실패로 기억할 것입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

더 강한 비판도 나왔는데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전 비서관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왔다는 것"이라고 조롱하듯 비판했죠. "조문은 못 하고 운구한 다음 홀로 남아 결국 방명록을 작성한 게 조문을 대체할 수 있나"는 거죠.
 
조문이라는 게 일종의 패키지잖아요. 말 그대로 우리로 따지면 빈소에 가는 행위, 그리고 거기서 우리 식으로 하면 육개장을 먹는 행위, 그러고 나서 아주 가까운 사이라면 발인까지 보는 행위, 이게 조문의 패키지인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오셨다는 거잖아요. 실제로 빈소에 방문해서 헌화나 분향이나 어떤 조문행위는 하지 못하고. 잘 설명이 안 되죠. 본인들이 조문 외교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면. (탁현민 전 비서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

탁 전 비서관은 "외교부 장관이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고, 영국 대사가 공석이어서 현장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외교 경험이 미숙한 대통령을 던져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도 지적했죠. 

문재인 정부 시절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정확히 판단했다면 조문을 직접 갔을 수 있었을 텐데 대통령이 마치 밥만 먹고 온 것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한 것"이라고 했네요.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취소 문제를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죠.
 

한덕수 "장례식 참석이 더 중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조문 외교에 대한 지적이 나왔는데요, 한덕수 국무총리는 장례 미사가 진짜 장례식이라고 방어했네요. 개인 의견이라고 전재한 뒤 '여왕의 관 있는 곳에서 참배하는 것 보다는 성당에서 여왕을 모시고 하는 장례 미사가 더 중요한 것' 이라고 한 거죠. 

한덕수 국무총리
결국 크게 보면 조문이라는 것이 그렇게 여왕의 관이 있는 데에 참배를 하는 것하고, 또 장례식 미사라는 말하자면 큰 의미의 조문을 하기 위해서 오신 분들이 다 모여서 그 장례식에 참여하는 것하고 (있죠). 저는 오히려 더 공식적인 것은 성당에서 여왕을 모시고 하는, (세계 정상급 지도자) 500명이 (참석한) 미사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 총리가 말한 성당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의미하는데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장례 미사를 국장(國葬)이라고 봐야 하고 윤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같이 참석했으니 민주당 등 야권의 '조문 취소'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대정부 질문에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참석했는데요, 조 차관도 한덕수 총리와 비슷한 말을 했네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조문 취소' 논란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을 묻자 '참배 조문록 작성 장례 미사 참석을 다 하면 좋지만 영국 왕실과 다 협의해서 이뤄졌다'는 답변을 내놨죠.

레터용 신원식 조현동
◇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조문 취소되고, 조문 없는 조문 외교다'라는 비난들이 많은데 외교부의 공식 입장은 어떻습니까?
◆ 조현동 차관: 기본적으로 이번 행사는 조문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 참배와 조문록 서명도 있고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국장인 장례미사에 참석하는 것이었는데요. 당초에 다 물론 하는 것이 바람직했습니다마는 처음부터 영국 왕실과 긴밀하게 협조를 했고요. 또 다 협의해서 이루어진 사항이고, 도착 시간이 18일 오후 3시경 이후인 외국 정상들에게는 여러 가지 현장의 사정상 국장 이후에 조문해 달라는 영국 왕실 측의 안내가 있어서 그렇게 진행이 됐다고 이해를 합니다. 아까 총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 대통령, 오스트리아 대통령, EU 집행위원장 등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3시 이후에 도착을 해서 다음 날 국장 이후에 조문록에 서명하는 절차를 따랐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외교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는데요,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조문 외교의 핵심은 국장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두 가지 일정(도착 당일 조문 또는 도착 다음날 조문록 작성)을 모두 다 검토했고, 영국 왕실과 다 협의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은혜

일정 변경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지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한 영국 왕실의 시간 조정으로 조문록 작성이 하루 미뤄졌다고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네요. 윤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18일 이른 오후까지 도착한 정상은 조문을 할 수 있었고, 런던의 복잡한 교통 상황으로 오후 2~3시 이후 도착한 정상은 19일로 조문록 작성이 (영국 왕실로부터) 안내됐다”고 영국에서 어제(19일) 브리핑했고요, 오늘(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교통 상황이 좋지 않아 영국 왕실에서 참배 및 조문록 작성을 다음 날로 순연하도록 요청했고, 저희는 왕실 요청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면서 같은 해명을 내놨죠. 

의전에 실수가 있었다거나 영국으로부터 홀대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죠.
 

교통 상황 안 좋은 건 뻔한데…


이번 논란은 여야가 사실관계보다는 해석이 맞서고 있죠. 국가 정상의 외교는 사전 조율과 의전이 중요한데요,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 자체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외교 실패, 외교 홀대라고 지적할 수 있죠. 특히 영국 방문 목적이 '조문 외교'였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 부분도 놓치지 않고 공격하고 있고요. 

반면에, '장례식 전 참배'가 불발됐다고 해서 조문 못했다고 볼 수 없고, 조문의 성격상 상주라 할 수 있는 영국 왕실의 절차와 관례에 따르는 것이 조문객의 예의라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죠. 그래서 국민의힘 측에서는 민주당의 비판이 '악의적 해석'으로 보며 맞서고 있죠.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 위상과 국격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 애쓰는 정상을 그런 식으로 폄하하고 깎아내리는 건 누워서 침 뱉기다. 악의적 해석이다"면서 조문 외교를 방어하고 있네요. 

근데 이번 장례식에 각국 정상 500여 명이 참석하고, 런던 일대에 수백만 명의 추모 인파가 몰릴 거라는 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었죠. 돌발 변수가 아니라는 거죠. 교통 상황이 원인이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이 맞더라도, 너무 뻔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겠네요.

레터용 오늘의 한컷 0920

이런 방법도 있네요. 은행 열매가 떨어질 때가 되면 악취로 인한 보행자 불편이 늘 골치였는데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 열매 수집망'이 등장한 거죠. 경기도 수원시 도청오거리 일대 사진이에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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