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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포항…"사는 게 사는 게 아냐"

<앵커>

얼마 전 지나간 태풍의 상처가 아직 다 아물지 않은 경북 포항은 걱정 속에 지난밤을 보냈습니다. 바닷가나 지대가 낮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미리 몸을 피했고, 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현장에는 군 장갑차도 배치됐습니다.

포항 소식은, TBC 김낙성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포항시 제내리 김덕조 할머니는 임시 거처에서 100여 명의 이재민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새벽 태풍 '힌남노'로 집이 침수돼 갈아입을 옷도 챙기지 못한 채 몸만 겨우 빠져나온 지 보름째입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태풍 '난마돌' 북상 소식에 또 피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하루 종일 마음을 졸였습니다.

[김덕조/경북 포항시 대송면 : 어젯밤에 잠 (제대로) 못 잤어요. 여기는 이제 비만 오면 걱정이다. 말이 아니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에요.]

인근 동해면 복지회관에 머무는 이재민 20여 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언제 집으로 돌아갈지 기약도 없는 상황에서 잇따른 태풍 소식에 허탈함과 걱정이 교차합니다.

[진춘식/경북 포항시 동해면 : 이제 걱정될 거 하나도 없어. 다 잃어버리고 없으니까. 지금 이 상태에서는 손도 못 대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과 경주에서는 어제부터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졌습니다.

저지대와 해안가 등 주민 800여 명이 마을회관과 경로당으로 사전 대피했고, 혹시 모를 침수 걱정에 태풍 힌남노 이재민 쉼터로 몸을 피한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지하주차장 등 침수 위험 지역에는 차수벽과 모래주머니가 설치됐고, 해병대 1사단은 장갑차까지 10여 대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태풍 난마돌은 큰 피해 없이 물러갔지만 힌남노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긴장감 속에 불안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수 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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