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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도 받았는데…수중 방파제 '잠제' 부서지고 깨지고

<앵커>

동해안의 해안 침식,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침식을 줄여보겠다고 몇 해 전부터는 바닷속 방파제로 불리는 '잠제' 설치가 늘고 있는데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잠제, 과연 제대로 기능은 하고 있을까요.

백행원 기자입니다.

<기자>

수중 방파제인 잠제 구조물 여기저기가 부서지고 철근도 끊어졌습니다.

어른 손이 드나들 만한 틈이 생겼는가 하면, 떨어져 바닥에 나뒹구는 구조물도 있습니다.

수중 방파제 특허 블럭인데, 설치 6개월도 안 돼 이탈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더니 3년째인 지금은 곳곳이 부서지고 깨졌습니다.

결국 해당 특허 블럭 550개를 설치하려던 동해시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테트라포드로 아예 공법을 바꿨습니다.

[잠제 전문 국립대 교수 : 맨 가장자리 부분들은 좀 취약한 거죠. 그게 취약해서 떨어져 나가면 또 그 옆의 부분이 가장자리가 되고….]

이 특허 블럭이 사용된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강릉 정동진항에도 어른 몸통만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 골조가 드러나고, 금이 가거나 깨진 블럭이 수두룩합니다.

잠제는 스스로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잠제 블럭을 테트라포드로 한번 더 둘러쌓았습니다.

잠제가 잠제를 보호하는 형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당 잠제블럭이 인공어초에 가깝고, 단독으로 파도를 견디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정동진항 잠제 시공업체와 감리단은 잠제블럭 사용 이유로 경제성을 꼽습니다.

해당 잠제블럭이 우수한 방파 기능을 가졌다기보다는 테트라포드보다 20~30% 저렴하기 때문에 공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쪽에 넣었다는 겁니다.

[강릉 정동진 연안정비사업 관계자 : 결국 경제성을 비용을 무시하지 못하니까 지금 계속 나오고 있는 특허로 또 새로 출현하고 있는 블록들 자체가 이제 그런 비용을 계속 줄이는 방법이 공극률을 되게 높이는 거죠.]

잠제 블럭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일부 사업장에서는 사용을 꺼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잠제블럭 제조업체는 "블럭이 파손된 것은 제품의 하자가 아니라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해당 블럭은 이미 특허를 받는 과정에서 파도 피해를 줄이는 성능이 입증된 제품으로 당초 사용하려다 배제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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