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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사이 퍼진 비타민C 주사…"항암 효과 근거 약해"

<앵커>

암 환자들 사이에서 고농도 비타민C 정맥주사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주사가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항암 효과나 치료 후에 있을 부작용을 줄여주는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병원에서 유방암 치료를 받은 박정화 씨는 다른 병원을 1곳 더 찾았습니다.

대학병원에서는 놔주지 않는 고농도 비타민C 정맥주사를 맞기 위해서입니다.

[박정화/유방암 환자 : 암세포만 사멸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마음속에 붙잡고 갈 수 있는 희망의 끈 같은 거(였어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번에 5~7만 원씩 들지만, 암환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졌습니다.

[이원준/비강암 환자 : 암환자 인터넷 카페 같은 데서 고용량 비타민C가 좋다고 자료가 올라왔었고.]

주사를 맞은 뒤 느낌은 사람마다 제각각입니다.

[박정화/유방암 환자 : 회복기간이 다른 분들은 1~2년 걸린다고 했지만, 저는 (그보다 빨리) 9월 1일에 복직을 했어요.]

[이원준/비강암 환자 : (주사를) 5번 맞았는데, 없던 게 갑자기 혹이 만져져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고농도 비타민C 정맥주사의 항암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골수성 백혈병, 대장암 등 몇몇 암만 연구가 이루어졌고, 일부 연구에서는 생존 기간이 늘거나 항암제 부작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연구 대상 환자 수가 적거나, 치료법, 용량이 다르다는 결함이 있고, 무엇보다 여러 연구의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습니다.

생존 기간을 늘리거나, 종양이 작아지는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수술 뒤 고통을 줄여주거나, 우울감과 피로감, 수면 장애를 개선해준다는 근거도 부족했습니다.

[이재련/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 매우 수준이 낮은 논문에서만 (항암 효과 등) 일부 보고가 되고, 좋은 데이터만 모아서 보여주면 마치 좋은 것처럼 보이고….]

해롭진 않으니 맞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을 택하라고 암 전문의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김원배·박진호,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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