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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슬로바키아, 전세기 대절해 'K-방산 쇼핑'…뜨거운 'DX코리아'

2020년 DX코리아에 참가한 현대로템은 K2 전차와 차륜형 장갑차를 전시했다.

오는 21일부터 닷새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방산전시회 DX코리아가 열립니다. 요즘 K-방산이 '준비된 수출 경쟁력'으로 위용을 떨치는 가운데 해외의 군과 국방 당국이 DX코리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군이나 국방부의 대표를 보내겠다는 나라가 30개국에 달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나라는 슬로바키아입니다. 북으로 폴란드, 동으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의 위협을 절감하는 중부 유럽 국가 중 하나입니다. 폴란드가 K-방산으로 전력을 긴급히 강화하는 데 자극을 받아 전세기 편으로 대규모 사절단을 보냅니다. 사절단은 DX코리아뿐 아니라 경남 사천과 창원의 우리 방산업체를 찾아가 K-방산 쇼핑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폴란드 수출의 서막을 연 지난 5월 말 폴란드 국방장관의 방한을 연상케 합니다.

중동의 큰 손 사우디아라비아, UAE와 중부 유럽의 루마니아도 장·차관급을 보냅니다. 뒤늦게 "고위 인사를 보내겠다", "참가자를 늘리겠다"며 개막식장의 VIP석을 요구하는 국제전화가 DX코리아 조직위원회로 쏟아진다는 전언입니다. DX코리아의 유례없는 성황, 기록적인 수출 성과가 기대됩니다.

슬로바키아의 나드 국방장관(가운데)이 지난달 말 폴란드, 체코 국방장관과 방공협정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세기 대절한 슬로바키아

DX코리아 조직위에 따르면 슬로바키아는 야로슬라프 나드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30여 명의 사절단을 보냅니다. 전세기 편으로 오는 20일 입국해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화력시범을 참관합니다. 이어 DX코리아를 관람하고 경남 사천과 창원 등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 방산업체들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DX코리아 조직위 관계자는 "전력 증강을 책임지는 고위직과 실무진이 모두 온다고 보면 된다", "우리 무기를 사겠다는 확실한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부의 핵심 관계자는 "슬로바키아는 우리에게 무기 수출을 요청한 나라들 중 가장 적극적"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슬로바키아는 작년부터 노후 장비를 교체하는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트라(KOTRA)의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무역관이 작성한 슬로바키아 방위산업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국방부는 군 현대화 계획에 따라 2035년까지 공군 훈련기를 비롯해 전차 및 장갑차 등 기계화 전력을 대량 구매할 계획입니다. 이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니 무기 현대화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전세기에 태워 사절단을 보낼 이유가 충분합니다.

지난 5월 슬로바키아 국제방산전시회 KAI 부스에서 슬로바키아 공군사령관이 방사청과 KAI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FA-50이 앞장서고, K2·K9이 받치고

슬로바키아 수출의 첫 축포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경공격기 FA-50이 쏠 가능성이 높습니다. KAI는 작년 11월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업체 LOTN과 FA-50 수출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5월 슬로바키아 국제 방산 전시회 IDEB 2022에 참가해 FA-50 마케팅에 열을 올렸습니다.

KAI는 나 홀로 슬로바키아에 공을 들였고, 슬로바키아는 전세기를 대절해 30여명의 사절단을 보내니 손발이 착착 맞는 상황이 됐습니다. 폴란드 FA-50 48대 계약 체결에 이어 이르면 다음 주 말레이시아에서도 FA-50 우선협상 대상 선정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차례는 슬로바키아입니다.

슬로바키아는 폴란드가 도입 계약을 체결한 K-방산 무기들을 두루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와 한화 디펜스의 K9 자주포, 그리고 레드백 장갑차입니다. 모 방산업체의 임원은 "현대로템과 한화 디펜스도 DX코리아를 계기로 슬로바키아 사절단과 포괄적인 수준에서 수출 규모와 일정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슬로바키아가 끝이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DX코리아에 군수산업 청장과 국방부 전략 차관보를 파견합니다. 사우디의 전력 증강을 책임지는 양대 책임자가 오는 것입니다. UAE는 무기 생산 센터장만 보낸다고 했다가 급히 국방부 차관의 추가 파견 의사를 밝혔습니다. 루마니아는 국방장관, 요르단은 합참의장, 우즈베키스탄은 획득차관, 브라질과 에콰도르, 에스토니아, 몽골은 군수사령관 또는 총사령관, 육군사령관을 각각 DX코리아 대표로 내세웠습니다. K-방산 수출 잭팟 릴레이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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