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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우리 옷 사지 마라"던 회장님, 지구 위해 4조 통째 기부

"지구가 주인"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 회사 지분 100% 내놨다

쉬나드 회장(출처=BBC 캡처)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83) 회장 일가가 회사 지분 100%를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기부했습니다.

현지 시간 14일 뉴욕타임스는 쉬나드 회장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환경 보호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쉬나드 일가가 소유한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약 4조 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수의 부자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난한 사람으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형성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환경 보호를 실현하기 위해 1973년 설립한 파타고니아는 유기농, 친환경 재료만 사용하고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 쓰는 '착한 기업'입니다.

일례로 파타고니아의 근무시간 자유선택제 이름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Let my people go surfing)'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실제로 파도가 칠 때 서핑을 하러 나갈 수 있을 만큼 유연한 근무 환경을 자랑합니다.

파타고니아 설립 전에 그는 암벽 등반가로 활동하며 등산 장비를 판매했는데, 주력 상품이었던 피톤(암벽에 박아 사용하는 등반용 쇠못)이 암벽을 훼손한다는 것을 깨닫고 암반을 파괴하지 않아도 되는 알루미늄 초크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 - 북한산 '쉬나드 길'

쉬나드 창업주는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북한산 인수봉을 오르는 '쉬나드 길' A와 B는 그가 1963년부터 2년 동안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며 개척한 루트입니다.

전설적인 암벽 등반가였던 그의 행보를 볼 때, 환경 보호를 위해 4조 원이 넘는 회사 소유권을 단숨에 포기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정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쉬나드 회장은 미국 포브스가 발표하는 억만장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지만, 여전히 허름한 옷차림에 낡은 자동차를 직접 모는 등 검소한 생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내가 없어도 회사가 올바른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됐으니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매년 1억 달러(약 1천390억 원)에 달하는 파타고니아의 수익도 전액 기후변화와 환경 보호 활동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사진=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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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파도가 칠 땐 서핑을!"…이본 쉬나드의 파타고니아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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