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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식민지인데…홍콩의 '이유 있는' 여왕 애도 물결

<앵커>

세상을 떠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에서는 여러 복잡한 분위기도 느껴지는데, 유독 홍콩에서는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지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입니다.

섭씨 34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1k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영국 총영사관이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문객을 받기로 하자 홍콩 시민들이 몰려든 것입니다.

"대기 시간이 3시간이 넘으니 물과 적당한 복장을 준비하라"고 총영사관이 공지할 정도입니다.

건물 앞에는 추모 헌화가 가득 쌓였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시민도 있습니다.

[제프 로/홍콩 시민 : 아이가 자라면 (홍콩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가르칠 수 있잖아요.]

홍콩은 지난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까지 156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였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여왕 재임 시절 홍콩이 발전하고 안정됐다고 말합니다.

[량모 씨/홍콩 시민 : 홍콩이 계속 좋아지고 번영하기를 바랍니다. 여왕이 세운 것들이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영국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 이후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제정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자 이를 비판하며 홍콩 시민들에게 이민 문호를 확대했습니다.

지난해에만 홍콩 시민 10만 3천여 명이 영국 이민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을 내세워 홍콩 시민들의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규모 추모 인파가 몰림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 안치돼 서거 나흘 만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습니다.

여왕의 관은 런던 버킹엄궁을 거쳐 웨스트민스터 홀로 이동한 뒤 장례식 전날인 오는 18일까지 다시 대중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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