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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에 좌절"…고 이예람 특검, 직속상관 등 8명 기소

<앵커>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조사해온 특검이 공군 법무실장을 비롯해 8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100일 동안 이어진 특검 수사에선 군의 부실 조사와 2차 가해, 사건 왜곡 같은 뿌리 깊은 악습이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한소희 기자 리포트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특검이 혐의를 새로 확인해 재판에 넘긴 사람들은 고 이예람 중사의 20 전투비행단 시절 직속상관들과 군 검사 등 8명입니다.

20 비행단 대대장은 가해자 장 모 중사가 이 중사와 분리 조치 됐다고 공군본부에 허위 보고한 혐의를, 중대장은 이 중사가 옮겨갈 부대에 피해자가 이상하고, 20 비행단 관련 언급만 해도 고소하려 한다는 허위사실을 전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습니다.

초기 수사를 맡은 20 비행단 군 검사는 2차 가해 정황을 알고도 휴가를 이유로 피해자 조사 일정을 미루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상급 기관인 공군본부 공보 담당 장교는 피해자 보호는커녕 이 중사가 남편과 불화로 자살했다고 언론에 알려 이 중사 부부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안미영/특별검사 : (상관들이) 피해자를 격려하기보다는 가해자 걱정이 먼저입니다. 나 때문에 이게 시끄러워지는 게 아닌가. 피해자가 죄책감까지 가져요.]

전익수 공군법무실장이 가해자 불구속 수사를 지시했고, 그 배경에 전관예우가 있단 의혹은 허위 제보에 근거해 사실이 아닌 걸로 특검은 판단했습니다.

전 실장은 대신 자신과 관련한 사건을 수사하는 군 검사를 압박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유족 측은 아쉬움이 없진 않다면서도 폐쇄적 병영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과정을 밝혀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주완/유가족 : 예람이한테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처음에 공군에서 수사했을 때 제대로 했으면은 예람이도 살아 있고….]

(영상취재 : 설민환·양지훈·이상학,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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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부 한소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한소희 기자 : 지난해 국방부의 1차 수사에서는 모두 15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강제 추행 가해자인 장 중사와 2차 가해자들, 또 부실 변론을 한 국선 변호인, 부대를 옮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15 전투비행단 관계자 등입니다. 특검은 이들 외에 이 중사가 소속됐던 20 전투비행단 직속 상관들의 직무 유기, 명예훼손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심리 부검을 통해 이 중사의 자살 위험이 강제추행 직후에 처음으로 생겼고 이후에 계속된 2차 가해로 좌절과 무력감이 깊어지면서 극단 선택까지 이어진 사실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다만 가해자 장 중사가 초기에 어떻게 불구속 상태를 수사를 받을 수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전익수 공군법무실장이 무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그 근거가 된 제보가 허위로 드러나면서 미궁으로 남았습니다.]

Q. 풀리지 않는 의문은?

[한소희 기자 : 모든 것들이 이 중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안미영 특검의 이 말이 이 사건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 하나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감싸지 않았고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서 이 중사가 깊은 좌절과 무력감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갔다고 본 건데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을 외면하고 설 자리를 주지 않는 군대 내 그릇된 문화를 바로잡는 후속 조치가 절실합니다. 고 이예람 중사 주검은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국군 수도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유족은 당장 장례를 치를 계획은 없고 재판과 추가 징계 절차 등을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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