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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90편] 관중이 야유하자 점수 올려준 심판들…관중이 심판을 심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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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입으로 터는 별별스포츠'!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기자 경력 32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올림픽 체조 경기에서 나온 어이없는 심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철봉 결승 경기에서 관중이 심판 판정을 납득하지 못하고 일제히 야유하자 심판들이 잠시 후 점수를 올려주는 황당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당시 러시아의 체조 스타 알렉세이 네모프가 철봉에서 고난도 공중 돌기 기술을 완벽히 수행하며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점수는 기대보다 낮은 9.725점이 나왔고, 앞서 경기를 펼친 두 명의 선수보다도 낮았습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는 엄청난 야유가 터져 나와 경기가 10분 가까이 중단됐습니다.

이보다 앞서 아테네 올림픽 기계체조 경기에서는 판정 때문에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관중의 야유가 나온 철봉 결승이 있기 닷새 전 개인종합 결승에서 '양태영-폴 햄 오심 파문'이 일어 심판들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심판들이 양태영 선수의 스타트 점수를 잘못 기입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양태영은 억울하게 금메달을 미국의 폴 햄에게 빼앗겼습니다. 국제체조연맹도 인정한 명백한 오심이었습니다.

때문에 심판들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폴 햄 선수에게 유독 후한 점수를 준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봉 경기에서 고난도 연기를 펼친 네모프에게 박한 점수를 주자 관중의 분노가 폭발한 겁니다.

관중의 야유에 심판석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심판들은 채점 결과를 재검토한 끝에 결국 점수를 9.725점에서 9.762점으로 0.037점 올려줬습니다. 그럼에도 네모프의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고 관중의 야유는 그치지를 않았습니다. 다음 순서인 폴 햄은 경기를 하기 위해 포디움 위에 올라갔지만 연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네모프가 포디움 위에 올라가 자신은 판정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관중에게 자제를 정중히 요청했고, 소란은 겨우 진정됐습니다. 네모프는 결국 최종순위 5위로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관중을 자제시킨 스포츠맨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심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체조 경기에서 나온 관중 야유 소동을 별별스포츠에서 소개합니다.

(글·구성 : 최희진, 영상취재 : 홍종수, 편집 : 김석연, 디자인 : 인턴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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