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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제내성균 위협에도 신약 도입은 '아직'…이유는?

<앵커>

여러 항생제를 써도 잘 듣지 않는 균, 다제내성균에 감염되면 가벼운 질환 치료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감염이 크게 늘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쓰이는 잘 듣는 신약은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승현 의학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대병원 내과 병동입니다.

국내 연구팀은 요양병원에서 상태가 악화해 옮겨온 환자들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0%에서 기존 항생제 3개 이상이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이 검출됐고 혈액에 퍼지면 사망률이 30~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다른 감염병과 달리 다제내성균의 국내 사망률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30% 정도 높습니다.

치료 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제내성균에 가장 잘 듣는 신약을 미국은 2015년, 유럽은 2016년부터 처방해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승인조차 못 받은 상태입니다.

[김남중/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 으뜸 치료제는 외국에 있는 약들이고 우리는 그 약이 없기 때문에 으뜸 치료제가 아닌 약을 사용하고 있는데 치료 성적이 밀리고 그 환자가 사망하게 되는 경우들을 종종 경험하고 있습니다.]

승인에 앞서 약값 협상이 먼저 이뤄지는데, 다국적 제약사는 보건복지부가 국내 약값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했다고 했고, 복지부는 다른 나라보다는 낮아도 제약사가 이득을 챙길 정도는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미 세계 80개국이 쓰고 있는 신약이 보건복지부와 제약사의 의견 차이로 도입이 안 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다제내성균이 '침묵의 팬데믹'으로 불릴 만큼 잘 퍼져나간다는 겁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인류의 10대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5년간 기존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 장내세균 감염증이 4배나 늘었습니다.

다제내성균에 대한 신속한 치료 약 공급과 함께 빠른 진단 체계도 마련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이정택, CG : 강경림·김정은·반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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