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타이완의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 등 다른 나라로 투자를 돌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습니다.
1980년대부터 타이완인들은 중국 본토에 투자를 해왔고 현재 주장 삼각주의 둥관과 상하이 외곽 쿤산 같은 도시에 4천200개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기업들의 투자 대부분은 양안(兩岸·중국과 타이완) 관계가 좋을 때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타이완인들의 중국 투자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몇년 전부터 하락세를 걷더니 올해 더욱 두드러졌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컨설팅업체 PwC의 켄트 충은 "현재 타이완 기업인들은 중국 내 사업 확장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제약과 양안의 정치적 관계 악화로 대만 기업들이 본토에 대한 투자 계획을 뒤집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더 많은 타이완인이 지난 10년간 그래왔듯 베트남을 살피고 있고, 미국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15년 110억 달러(약 15조 원)에 가까웠던 타이완인의 중국 투자는 2019년 약 42억 달러(약 5조8천억 원)로 감소했습니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타이완 폭스콘(훙하이<鴻海>정밀공업)은 현재 중국 9개 지역에 1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선전시 룽화 공장에서만 최소 23만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폭스콘이 지난 1년간 인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를 검토하더니 지난달 베트남과 현지 공장 확장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선전의 공급망 전문가 류카이밍은 "폭스콘 같은 거대 기업이 중국 밖에서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면 그 아래의 기술 기업들은 이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 전자제품 수출의 60%가 대만이 투자한 하청업자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향후 몇년 간 양안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의 1조 위안 이상 규모 전자제품 수출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싱가포르 컨설팅회사 AIBP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타이완 투자자들은 동남아시아에 53억 달러(약 7조3천억 원)를 투자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타이완의 전체 해외투자의 39%로, 20년 만에 최대 규모입니다.